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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숲속의 자본주의자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6. 26.

[ 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 다산초당 ]

 

"어느 날 하루가 고생해가며 죄다 치우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실제로 해보니 비우기 위해 비운 물건들, 관계들 습관들은 저절로 다시 채워졌다.

하지만 나의 현재에 중요한 의미, 맥락을 이해하고 , 나만의 삶을 가꾸겠다는 목표를 가지면

조금씩 나에게 맞는 것들만 남는다." 

- 본문 중에서 -

 

소로의 삶은 자본주의를 벗어난 삶이라 생각했다. 도시를 벗어나 숲 속에서 생활을 그린 [월든]은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사랑받는 도서다. 너무나 유명한 도서라 선뜻 도전했던 책 그러나 책은 쉽지 않았다. 단순히, 숲 속에서 살아가는 흥미로운 삶이 아니라 그 안에서 겪는 인간의 감정과 부족함도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오늘 읽은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소로처럼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한국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남편의 은퇴와 같이 미국의 한 시골농가의 집을 구입했다.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도전조차 부러움을 사게 한다. 그렇다고 마냥 시골에서 삶이 좋은 것이 아니다. 

 

저자는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나름 힘든 시기가 있었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터득해 살아갈만 하니 배우자가 은퇴를 하는 바람에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다. 도시의 삶은 빠른 인터넷과 기호식품 등 필요한 것이 넘쳐나는데 이들 가족이 사는 곳은 없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스스로 없어도 살아갈 수 있을까? 했었지만 막상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나니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계절마다 숲 속에서 따는 열매와 밀빵을 만들어 판매하면서(많은 하루에 두 세명이 사간다) 일상을 보낸다. 간간히 번역과 필요한 일거리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대부분은 직접 농사를 짓는다. 그런데 이 점이 참으로 불편하다 막상 식물을 심으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그건, 달팽이를 비롯한 식물을 먹고 사는 벌레와 해충이 많기 때문이다. 친환경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약을 뿌려야 한다니...결국 저자는 그냥 자연스럽게 식물이 자라게 두었는데 이또한 자연과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아닌가.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역시 벗어날 수 없다. '자본주의' 자체가 나쁘거나 좋다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일 뿐 너무 여기에 얽매이지 말라는 거다. 저자 역시 숲 속의 생활에서 이것을 느꼈고 최대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풍부하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가족을 보고 있으니 한편으로 누구나 원하는 것이나 쉽지 않는 일임을 느꼈다. 난 여전히 필요한 것이 있는데 막상 생각해 보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쉽게 포기하려니 뭐랄까..언제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치니 결국 사게 된다. 저자는 포기를 함으로써 깨달은 것이 있는데 첫번째는 포기한 자리에는 무언가가 반드시 채워지고, 다음으로는 포기도 때가 있고 용기도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포기를 잘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무엇이든 시도하게 된다고 했다. 

 

비워진 자리는 그대로 남지는 않는다 반드시 무엇인가가 채워지는 이리 간단한 것을 우리는 놓지 못하고 손에 쥐느라 바쁘다. 숲 속에서의 삶은 자연과 산다는 것보다 인간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을 저자와 가족을 통해 알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가난을 자청해서 사는 것과 가난할 수 밖에 없어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 라는 생각이 스친다. 음, 누구도 부족함에 허덕이고 싶지는 않다 다만, 너무 과하게 불필요한 것을 손에 쥐기까지 마음에 평안을 주지 못하는 삶을 추구하지 말라는 거다. 저자차럼 어느 날 시골로 갈 기회는 없겠지만 조금은 비워가는 것을 실천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