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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7. 3.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 박상 / 작가정신] 

 

" 여기 쭉 뻗은 인간의 깨달음 .....(중략) 다음 생은 없다. 이번 생이 자꾸 반복될 뿐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의 책은 이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전 작품들의 제목을 보고 있으니 독특해서 책 제목으로 끌렸는데 오늘 읽은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역시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서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인지 읽기도 전에 궁금했다. 또한, 표지 역시 은은하게 풍겨지는 민트 색깔과 디자인이 뭔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뭐 책 받는 순간 느낀 감상은 이것이었고 그렇다면 내용은 어떠한가? 글쎄 첫 장을 펼치는 음식점이 아닌 배를 타고 가는 한 남자의 화자로 시작이다.

 

이름은 이원식으로 한국에서 그래도 나름 요리사였고 실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남자가 당당하게 외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밀입국을 하려고 배를 타고 있다. 아니? 왜 밀입국을 하려는 거지? 어떤 설명조차 없이 그 배(?)의 선장은 무작정 수영할 줄 아느냐 라고 묻더니 원식으로 바다로 밀어버렸다. 헉, 이게 바로 밀입국(?). 웃돈까지 주었지만 제대로 목적지에 도착도 못하고 바다 한가운데에 빠진 원식...하지만, 죽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아님 계속 갈 것인가 ...하는 순간도 잠시 신(?)이 나타나버렸고 악착같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섬 삼탈리아(?)에 겨우 도착했다. 

 

왜 원식은 삼탈리아로 떠나야 했을까? 그 이유는 처음부터 나오지 않는다. 그저 삼탈리아에 무사히 밀입국(?)을 한 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가 되면서 비로소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섬을 밀입국을 한 이유는 공항 검색대에서 무기를 사용하고 쉽게 검열대에 통과할 수 없어 시도한 것인데 글쎄 이것이 다 거짓말이란다. 그저 , 삼탈리아는 재미있게 아주 신비롭게 이 섬을 소개하고 싶었단다. 으흠..그러고보니 원식이 그리스 공항에서 아주 당당하게 삼탈리아 밀입국 한 손님들을 향해 길을 안내해주는 방송이 있지 않았던가...어느 나라가 밀입국을 할 수 있게 방송을 한단 말인가. 뭐 하여튼, 당시 원식은 알 수 없었으니 가까스로 들어온 이 섬에서 꼭 찾아야 할 사람이 있었다. 그건 자신에게 시의 영혼을 불어 넣어 준 시인 '조반니 펠리치아노'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요리사 이면서 시인인 조반의 흔적을 찾는 여정이 바로 이 소설의 중점이다. 원식은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어느 곳에서나 시인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고 대신 김밥 집을 운영하는 엄마에게 요리를 배우라는 성화 끝에 요리사의 길로 간 것이다. 여전히 시인의 꿈을 놓치짖 않았던 그에게 시인 조반니는 삶에 용기를 준 인물이다. 그리고 독특한 건 이 섬은 시를 읉어주는 것은 금전 값보다 더한 대우를 받는다. 아니, 시는 그저 글 뿐인데 어떻게? 대중교통비나 때론 길거리 아이들이 때로 몰려지어 시를 들려달라고 하는 장면은 원식에게 있어 그저 행복하면서도 어리둥절한 현실이다. 시를 사랑하고 숭배하는 섬 삼탈리아...그곳에서 조반니의 흔적을 찾아가는 원식은 자신을 도와준 세르비앙과 그의 아내 그리고 우연히 들렀던 가게에 있던 여인 에밀리와 함께 모험 아닌 모험을 한다. 

 

한국에서 자신이 조반니에 빠져야 했던 이유와 요리사로 면과 승부하다 결국 여자친구에게 차이기도 했었고, 요리 대결에 나갔지만 김밥 집 아들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받았던 원식...여러가지 사건으로 삼탈리아로 왔지만 결국 이곳에서 찾은 것 또한 새로운 것이 없었다. 엄마가 만든 김밥 재료 손질에 특별한 레시피가 있기를 바랐지만 한마디로 '손 맛'이라는 말로 일관해버리니 답답한 이 마음을 누가 풀어 준다 말인가. 그러니, 만나지도 못했지만 하나의 시구로 자신을 흔든 조반니의 흔적을 찾으러 떠난 것이 아닌가. 

 

인생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무시할 수 없다. 섬을 빙빙(?) 돌아 원식이 원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때서야 엄마의 말을 이해를 하게 되었다. 읽는 동안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는 상황도 등장하지만 이런게 인생이 아닌가? 시 한 구절에 굶주림조차 신경 안쓰는 삼탈리아 사람들. 비록, 소설이지만 시에 대한 찬사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여기에 요리에 대한 생각 또한 만나 볼 수 있었다. 음...실제로 존재하는 않는 곳이나 정말 이렇게 유쾌한 나라가 있다면 한번쯤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