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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정원의 쓸모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3. 26.

"식물은 빠르게 반응하지 않으며,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움츠리거나 웃거나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언제가 책을 통해 식물이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줄어들게 한다는 글을 읽었다. 그러나 식물을 키우면 그린핑거가 아니라서 금방 죽어버린다. 그렇다보니 주말마다 순례길를 나서게 되었던거 같다. 집에서 가까운 산으로 주말마다 다니고 겨울엔 잠시 쉬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주춤해졌다. 그렇지만 굳이 숲이 아니어도 공원이나 산책로를 걸어도 기분이 풀리는 것은 같으니 근래에 와서 공원으로 가게 되었다. 오늘 읽은 [정원의 쓸모]는 인가에게 정원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제목을 보고 단지, 식물과 나무 등 원예에 관한 내용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전혀 아니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치료사다 그녀가 어떻게 정원과 관련되어 치료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원예는 고대부터 존재했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인간은 자연과 같이 시작했고 살아왔지만 점점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이 생겨나면서 자연과 멀어졌다. 덩달아 인간역시 자연에서 느끼는 위로와 평안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책은 원예로 사람들을 치료했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했다. 전쟁을 다녀온 사람들은 그 후유증에 인생의 절반을 고통속에 사는데 이들을 상대로 원예 치료를 했고 짧은 기간은 아니었지만 치료가 되었다. 그렇다면 원예는 인간에게 무엇을 주는 것일까? 먼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인내를 기르게 한다. 또한, 환작 직접 가꾸고 돌보면녀서 첫 열매를 맺을 때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은 정신을 끊임없이 활용하고 운동하게 하고, 진정과 고양을 시킨다는 사실이다. 시인인 릴케 역시 식물에 중요성을 알았고 심리학자인 프로이트 역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심리를 파악했었다. 프로이트가 죽는 그 순간까지 늘 정원을 갔었다는 일화는 자연이 인간에게 더 많은 것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렵채집 시절 인간은 자연과 함께였다 그러나 현대는 그렇지 않는데 도시 공원에만 가더라도 정신적 공감이 넓어지고 문제에서도 구애를 덜 받게 된다. 이는 두뇌의 전두엽 피질로 흐르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진정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답답하거나 화가 날때 공원이라도 가면 뭔가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오늘에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에, 유럽은 영국과 이탈리아 등은 원예 심리치료를 꾸준히 하고 있다. 19세기에는 나무와 꽃 등 식물들을 병원에서 자주 보게 되었으나 20세기가 들어서면서 딱딱한 시멘트 벽이 병원에 있을 뿐이다. 뚜렷한 연구결과가 없었기에 반박할 수 없었으나 오늘날 식물을 비롯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것은 단지 편안함이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약물중독자, 전쟁 후유증,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 빈곤 지역에 사는 아이들 등 원예는 차별없이 누구나 받아들이고 변화를 시켜준다. 여기서 저자는 한가지 조언을 하는데 처음 원예를 시작할 때 쉽게 키울 수 없는 식물도 있으니 해바라기나, 무 등 먼저 무난하게 자라는 종류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또 사람들은 땅을 파고 심고 하는 것은 인간의 파괴와 관련됨을 말하는데 무엇인가를 무너뜨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 자체로 이 또한 심리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물론, 개인의 문제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종 돌보기는 자신이 돌돔을 받지 못했는지를 깨닫게 해주고, 잡초 뽑기는 유독한 감정을 드러내는 내적 과정을 추동하며, 퇴비 더미를 만드는 일은 나쁜 일 다음에 반드시 좋은 일이 올 수 있다는 믿음을 키워준다. 지금은 작고했지만 신경학자였던 올리버 색스 역시 비약물 치료로 음악과 정원을 말했고, 나이팅게일 역시 자연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을 알았다. 

 

인간의 두뇌는 자연 세계를 바탕으로 진화했는데 현재 우리는 도시 환경에서도(비자연적) 두뇌가 잘 기능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에 인구가 순식간에 늘어났고 이에 질병과 사회성 문제도 늘어났다. 공원과 나무 있는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는 확연하게 차이 나는 것을 연구에서 확인이 되었는데 식물과 나무가 있는 곳에선 사람들은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서로와 더 많이 소통한다는 점을 몇 번의 연구로 여러 차례 증명 되었음을 말한다. 더 나아가 인간이 가장 무서워 하는 죽음에 대해서도 죽음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 인생과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면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는 내내 식물이 인간에게 주는 것이 비록 물질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큰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론 마음이 심난할 때 본능적으로 숲이 있는 곳을 찾아헤맸던 것이 자연에서 치유와 위로를 받고 싶은 행동임을 알게 되었다. 

 

<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컬처블룸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