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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작은 파티 드레스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4. 1.

작은 파티 드레스 / 1984북스 / 크리스티앙 보뱅

 

"그녀는 일상의 빵을 얻기 위해 글을 쓴다.

 절대로 거저 주어지지는 않는 빵이다. 

잉크라는 말로 빚은, 빛과 침묵의 빵"

 

프랑스의 대표 시인 크리스티앙 보뱅의 산문인 [작은 파티 드레스]는 단편으로 이뤄진 책이다. 두껍지 않는 페이지에 각 산문마다 던지는 느낌은 뭐랄까? 여성스러운 느낌이 든다. 또한,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과 인생의 큰 고난을 겪은 한 여인이 죽기 직전에 글을 씀으로써 다시 생명을 갖는 것은 글이란 타인을 위한 것만이 아닌 자신을 위한 존재다. 누구도 찾지 않는 한 편의 글을 언젠가 당신이 볼 수도 있다는 것. 아니, 어떻게서든 세상에 나오게 됨을 보았다. 

 

그 후 이어지는 여러 산문들은 전쟁과 신들의 이야기를 비추어 써 내려간 내용과 한 소녀가 자연과 현실을 두고 선택하는 갈등은 인간이 자연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언젠가 소녀가 어른이 된다면 자연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모든 것은 변한다 소녀가 사랑했던 모든 것이 풀밭으로 가 잠을 자듯이 모든 생명은 사라진다. 또한, 산문은 '당신'이라는 호칭을 쓰다보니 화자인지 아님 독자인지(나인지) 어색하다. 그러니 아예 나를 중심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하면서 읽어내려니 한 편의 편지를 읽는거 같다. 

 

한 여인이 있다. 오직 밤에만 글을 쓰는 여인은 아이의 숙제를 봐주고 저녁 식탁을 치우고 난 뒤에야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 순간에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영원 앞에 나와 앉은 가난한 여자라고 표현한 저자의 말에서 느껴지는 것은 외로움과 고독이며, 웅크리고 앉아 쓴 글은 대부분 출간이 되지 않는다라는 문장은 결국 여성에게 글은 세상에 보여주기 위함보단 자신을 위한 글이라는 것을 더 각인하게 되며, 여기서 그녀가 글을 쓰는 것은 그 삶을 가지기 위해서라는 저자의 문장이 더 확고한 다짐을 주었다.

 

'글을 쓰기 위해선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순간, 무슨 의미이지? 하지만, 이 가난은 물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음과 소란스러운 삶이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인생을 말한다. 더 나아가 무용한 삶과 날 것인 삶에 독서도 가담하는데 사랑,놀이,기도처럼 독서 또한 무용한 행위이기 때문이란다. 그렇기에 시련 속에서 고요함을 찾아 글을 쓰게 되었고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속에서 스스로를 찾을 수 있기에 글을 쓰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책은 산문이라고 하지만 한 편의 소설을 본 듯하며 부드럽게 또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문장엔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점이 오히려 더 끌리게 되었는지 모른다. 너무나 더 현실적이어서...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