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작품은 몇권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때마다 재미있었다라는 인식이 남아있었지만 딱히 찾아보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언제나 흥미로운 작가였는데 오늘 <64> 소설을 만나게 되었네요. 10년의 집필기간 이라는 타이틀이 더욱 끌리게 했고 또한 과거 읽었던 책들이 머리속을 스치면서 이번에는 어떠한 내용일까 실제 있었던 어느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니 읽기 전 부터 긴장이 되었답니다.
먼저 이 책은 추리소설 처럼 주인공이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볼 수가 없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인공인 '미카미'가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자신이 맡은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전직 형사였다가 홍보부로 발령을 받았는 상태죠. 경찰 조직에 대해 지식은 없어 생소하기도 했지만 이곳은 사건이 일어날 경우 형사와 기자들간의 다리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그렇다보니 편안할 날이 없는 곳인데 이곳에 그가 홍보부 담당관으로 있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한 사건만을 다루지 않고 여러가지 애기를 담고 있습니다. 가출한 '미카미'의 딸과 그의 가족이야기 그리고 14년전 그가 형사로 있었을 때 맡았던 아이의 유괴사건이었던 명칭 '64' 즉, 쇼와 64년(1989년)에 일어났던 사건을 다시한번 수면에 오르게 된 사건들 이어, 왜 이 사건을 맡았던 당시 사람들의 행적을 알 수 없게 된 시간들... 마지막으로 실명거론 으론 인한 기자들과의 틀어진 관계 등 한 남자에게 닥친 여러 일들이 참으로 복잡하게 다가왔죠. 그렇기에, 한자한장 넘기면서 꼬이는 사건들로 인해 긴장감은 더더욱 강했는데 평소 스피드하고 통쾌한 종류의 소설을 읽다보니 '미카미'의 캐릭에 대해 초반에는 흥미를 갖지 못했답니다.
그는 과거에 형사였으나 현재는 홍보부 담당관이기에 이 기준으로 생각을 하게 되니 차츰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었답니다. 경찰 입장이었다면 사건이 시원스럽게 파헤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고, '미카미'가 다시 이 사건을 떠올리게 된 것은 도쿄에서 청장 시찰이 있었기 때문이죠. 바로, 14년전 딸을 유괴 당했던 그 집에서 말이죠. 그렇기에, 그는 그 유족들에게 승낙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발을 담구었는데 미심쩍은 일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게 된 거였죠.
일본의 경찰 조직의 추리소설은 지식이 없다보니 다가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탐정이나 일반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다 오히려 조직에 관련이 소재가 재미있더라구요. 그 틀안에서 복종하는 자와 그렇지 않는 자의 심리상태가 꽤 흥미롭거든요. 일본 서적중 <신주쿠 상어:2009년 작품>의 주인공이 바로 후자에 해당하는 자였거든요. 그렇다고 , <64> 에서 '미카미'가 전자냐 후자냐 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흔들리고 고뇌하는 모습이 충분히 이해가 된 캐릭이었답니다. 마지막 역시 멋지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서 공감이 되었죠. 만약, 다르게 끝을 맺었더라면 뭔가 허전한 작품이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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