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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 더 스크랩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14. 2. 21.

 


더 스크랩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비채 | 2014-02-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다사다난했던 우리의 1980년대, 하루키 씨와 제대로 추억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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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상실의 시대> 이후로 왠지 소설은 딱히 접해 본 적이 없다. 아, <댄스댄스댄스>를 읽기는 했다. 하지만, 참으로 난해하고 어려운 소재였기에 아마 이후로 저자의 책은 조용히 외면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저녁무렵에 면도하기> 에세이를 시작으로 출간된 총 3권의 에세이를 읽게 되면서 소설로 만났던 그 무라카미 하루키가 맞나 싶을 정도로 수더분하고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모습 또한 그렇지 않은가. 

 

하여튼, 이 때 만났던 에세이로 인해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는데 오늘 <더 스크랩>을 읽으면서 그 전과는 확연하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신선한 기분을 가지게 되었다. 1980년대를 추억하며 라는 문구가 있다. 이 책은 1982년 부터 1986년 까지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 당시의 사회상 그리고 하루키가 느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읽을 수가 있다. 내가 70년대 후반 태생이니 몰랐던 부분들도 참 많았고 결과만 알고 있던 여러가지 글들에 대해 지금에서야 알게 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솔직히, 대부분이 새로운 사실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호기심이 일어나는 것은 당시나 지금이나 사회 분위기만 변했을 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그때에는 이러한 일들도 있었구나 특히, 미국 잡지를 받고 흥미로운 내용이 있으면 스크랩 해서 모국어로 번역해서 쓰면 원고는 끝이었다. 어찌보면 참 편한 연재를 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딱 여기까지 했다면 지루했을 텐데 요목조목 본인의 생각들을 잘 버무려서 섞어 놓은 것은 글들이 역시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의 계시라고 본인은 말하지만, 딱히 그 정도는 아니다. 여자, 술, 사치, 실망....성공에 꼭 따라다니는 흔히 있는 애기다. 그러나 그 흔히 있는 애기를 '신의 계시'라 생각하고 대작 영화를 만들어 히트시킨 점이 스탤론의 대단한 점이다. "  위 문장은 <호랑이 눈 '로키': 스탤론>에 등장한 문장이다.  흔하고 평범한 소재이나 누가 역할을 맡았느냐에 따라 달라진 한편의 영화가 아닐까. 어린 시절 tv에서 보았던 로키의 모습. 내용은 잘 모르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링 안에서 애타게 부르던 장면이 문득 떠오른데...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랑에 관한 소재는 참 마르지 않고 있다. 

 

또한, <더 스크랩>를 읽으면서 미국 문화에 대해 이해가 안가는 점들도 있기도 했으나 이것은 그 나라의 문화이니 재미있게 받아들이면서 읽기도 했고, 마지막 문장에는 꼭 하루키의 개인적인 의견이 슬쩍 등장해서 웃어야 할지 아님 생각을 해야할지 별로 고민스럽지 않는 고민이 살짝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하루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80년대를 같이 추억할 수는 없었으나 나름 그 안에서 낯익은 이름들이 등장할 때면 괜시리 반갑기도 하고 몰랐던 그들의 개인적인 사정을 알아가니 좋은 것은 같이 좋아하고 씁쓸한 것은 참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 <더 스크랩>을 읽는 동안 문득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얻었던 '응답하라 1994'가 떠올랐다. 그 시대를 살아왔기에 공감이 100% 되었던 드라마 인데 지금 8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겐 <더 스크랩>이 그렇지 않을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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