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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식물의 세계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7. 17.

[ 식물의 세계 / 조너선 드로리 / 시공사 ]

 

식물은 보면 볼 수록 신기하다. 인간보다 더 오래 살았고 또한, 변종을 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인간이 재배를 하지 않았다면 원시(최초의 식물모습) 그대로 있었을까? 그건 알 수 없다. 그저, 살기 위해서 어떻게서든 생존했을테니깐. 오늘 만난 [식물의 세계]는 단순히 이름과 생태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 식물이 인간사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한다. 다양한 국적에서 생존해 있는 식물을 소개하는데 꽃과 작물 구분 없이 다양한 종을 설명을 하고 있다. 이름만 알고 있던 식물도 있고, 주위에서 흔히 보는 종류도 나오는데 지금은 잡초 같은 모습이나 과거엔 중요한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도 알려준다. 반대로 생소한 것도 있는데 국내보단 유럽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식물이다. 작년 부터 점심 때 간간히 갔던 산책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점심 외에 주말에도 꼭 숲 속을 걷는데 하늘만 보고 걸었다면 이제는 땅에 무엇이 심어져 있는지 주변을 보면서 걷고 있다. 

 

책은 한 가지 식물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그 식물의 역사가 흥미롭다. 아일랜드 서식지인 물이끼는 과거 1차 세계대전에서 드레싱으로 사용되었는데 이 식물에는 부패를 막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영양분을 추출해 저장함으로써 주변 식물을 죽게 하고 심지어 산소가 부족할 만큼 번식을 하는 단점이 있다. 장단점을 동시에 지닌 물이끼..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욕심으로 자연이 파괴되지 않기를 바란다. 덴마크에서 자라나는 토끼풀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대부분 흰색으로 된 꽃이다. 간혹 분홍색이나 붉은 토끼풀을 보기도 하는데 이건 정말 흔하지가 않다. 그렇다면 토끼풀은 어떤 능력을 숨기고 있을까?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이산화탄소와 물이 필요하지만 여기에 질소 화합물이나 인을 포함한 다른 영양분을 필요로한데, 바로 토끼풀이 질소를 고정하고 인을 축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17세기쯤 유럽에 널리 심어졌는데 인간이 정착을 하면서 농업이 발달하게 되니 많은 식량이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잉여 식량과 함께 유럽의 인구도 급증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리넨의 섬유로 유명한 아마 식물이 있다.  꽃잎은 약하지만 그 외에는 튼튼해서 리넨이라는 천을 짜는 섬유로 유명하다. 과거엔 스웨덴에서 서식했지만 지금은 러시아와 캐나다가 주요 재배지가 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제의 예복과 미라를 싸는 데 사용했다는 데 저자는 그 품질이 현재의 직물과 견줄 만하다고 한다. 천 외에도 부엌 바닥재로도 인기를 얻었고, 어원도 다양한데 그중 리 천을 안감이라고 부르고 이는 호화로운 속옷 란제리가 되었다. 이어, 샤프란 하면 떠오른 건 세탁 섬유제다. 좋은 향을 나게 하는데 이 식물은 생존이 특이하다. 수천 년 전 한 식물학자가 샤프란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만 이 식물을 불임으로 만들어버려 농부들이 일일이 심어 지금까지 살아남게 되었고, 현재도 직접 손으로 수확하는데 꽃 수확시기엔 2시간 안에 직접 손으로 해야 하는 노동이 든다. 그렇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가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과거에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했고, 14세기엔 림프절 페스트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었다고 믿어 이 식물을 인해 독일에서는 사형까지 있었다. 참으로 인간의 역사를 보면 자연은 그저 베풀었는데 언제나 인간의 탐욕으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책을 보면서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봤다. 때론 아름답지만 무분별한 번식으로 오히려 제거 대상이 되어야 하는 식물도 있었고 공룡과 함께 생존한 은행나무의 존재가 남달라 보였다. 일본과 한국에서 흔히 보게 되는 나무라 낯설지 않은데 일본에선 신성한 나무와 장수로 보호를 받고 있는데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23그루나 있다고 한다. 비록, 부분적으로 역사를 알게 되는 거지만 전쟁사를 통해 알게 된 것보다 이렇게 식물로 역사를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다. 세계사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책들이 출간되었는데 '식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도서도 꽤 즐겁게 읽을 수가 있다. 

 

[위 도서는 네이버카페컬처블룸에서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