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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고전

서평: 감찰관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11. 14.

도 서: 감찰관

저 자: 니콜라이 고골

출판사: 을유문화사

 

'네가 가서 데려온다고? 중매란 게 뭔지 잘 모르나 보지?

그가 문으로 뛰어나갔다면 그건 다른 문제지. 하지만 신랑이

창문으로 뛰쳐나갔다면, 그냥 " 안녕히 가세요"인 거라고!".

 

-본문 중-

 [감찰관]은 전에 도서관에서 보고 희곡 작품이 어색해서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 드디어 작품을 읽게 되었다. 소설과 다른 형식으로 왠지 읽기가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읽는데 흥미롭다고 할까? 등장인물의 행동과 상황 설명을 하고 이들의 대사를 읽으니 마치 무대에서 연극을 하는 상상을 하게 하는데 세 편의 희곡인 [감찰관] [결혼] [도박꾼]은 당시 사회를 풍자한 내용으로 읽으면서 웃을 상황이 아닌데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허상이란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한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는데 음, 생각해 보면 누구나 이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걸 재차 느꼈다.

첫 번째 [감찰관]은 어느 시골 마을에 감찰관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그 지역의 지주를 비롯한 시장과 교육감 등 고위 관직자들은 자신들의 비리를 숨기기에 바쁘다. 그러다 우연히 이 마을에 돈이 없어 떠나지도 못하는 한 젊은이를 감찰관으로 오인해 그에게 돈을 주고 심지어 시장의 아내와 딸이 관심까지 두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 그런데, 분명 남자는 자신이 누구라고 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그를 관리자로 착각한 다른 이들의 행실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마을 사람들의 착각을 바로 잡아주지 않고 이를 이용한 젊은이나 지주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 중 누가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다음으로는 [결혼]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결혼 적령기인 한 젊은이가 결혼은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이미 결혼한 친구의 도움(?)으로 장가를 가기로 다짐한다. 그런데 문제는 .... 중매쟁이가 등장해 여성과 남성에게 각각 소개를 해 주지만 이들은 상대에 대한 트집을 한 없이 말한다. 즉, 결혼이 싫은 것인지 상대방을 거부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결혼에 대한 어떤 책임감을 갖지 못한 상태로 불안한 마음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허물을 말하게 된 것이다. 서로를 알기도 전에 배경 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해서 진행되는 결혼이라니....그리고, 성숙지 못한 이들의 결혼은 성공하더라도 왠지 앞날이 불안하기만 보인다. 

마지막 작품인 [도박꾼]은 사기 도박꾼으로 어느 일당을 속이려다 오히려 그 일당들에게 역으로 당하는 한 젊은이를 소개한다. 자신이 하는 건 사기보다는 예술이라고 하고, 또 사기를 당하기 전까진 자신이 승자라는 자만심을 가졌다. 하지만 그렇게도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절대 사기 당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과 결과에 대해선 세상을 향해 소리를 칠 뿐이다. 세 편을 다 보고서 도대체 인간은 왜 어리석은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까? 그저 인간의 심리라고 하기엔 음, 그렇지 않는 사람들 또한 있으니깐 정의하기도 어렵다. 단지, 이런 모습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이란 걸 다시 한번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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