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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장르

서평: 허상의 어릿광대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2. 1. 18.

도 서: 허상의 어릿광대

저 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재인

트릭이란 단순할수록 속이기 쉬운 법이지.

복잡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그 구조는 단순한 경우가 많아.

-본문 중-

출간되는 도서마다 늘 새로운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 이번에 물리학과 교수인 유가와와 구사나기의 사건 내용이다. 작가의 추리소설은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게 다양한 소재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사회파 또는 블랙코미디 등 장르소설이지만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 그렇다 보니 새로운 책을 볼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소재일지 항상 궁금할 뿐이다. 오늘 읽은 [허상의 어릿광대]는 단편집을 모은 도서다. 단, 주인공인 유가와 구사나기가 등장해 사건을 풀어가는 것인데 단편들은 책 제목처럼 인생의 '허상'을 보여준다. 또, 각 소설의 사건의 원인과 결과는 다른 생각을 주고 있는데 허무함과 안타까움 등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한다.

총 7편의 단편 제목은 아주 간단하게 되어 있는데 [현혹하다] [투시하다] [들리다] [휘다] [보내다] [위장하다][연기하다] 라는 제목들이다. 단순한 제목들로 먼저 끌리고 그다음으로는 내용인데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색깔을 가진 단편은 인생이 한 가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종교 사기사건인 [현혹하다]는 마지막까지 이용당한 것을 모르고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을 구원했다고 믿는 남자의 이야기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자신 역시 속은 것인데 어리석게도 끝가지 깨닫지를 못한다. 산다는 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만 의미하는 게 아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어, 호스티스인 여인의 죽음, 괴로울 정도로 자신에게 들리는 환청과 강도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야구 선수의 이야기 등 누구나 꿈꾸는 인생이 있지만 무너지기도 하고 이겨내기도 한다.

 

"허상을 좇는 인생도 있다는 거지."

유리창에 허상의 불꽃이 비쳤다. -본문 중-

 

그 중 [위장하다]는 유가 와와 구사나기의 인간적 모습이랄까? 딱딱한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도 보여주는 소설로 부모님을 만나러 고향에 내려갔다 부모님이 살해된 모습을 발견한 여인의 내용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거의 연락을 안 하고 살다 엄마의 부탁으로 집에 내려오게 되었지만 딸이 마주한 것은 부모님의 시체였고 마침, 그곳에 유가와 일행이 오게 되어 이 사건을 맡게 되었다. 동반자살로 결론이 되었지만 뭔가 이상한 걸 느낀 유가와..그리고 무엇이 어긋나 있었는지 발견하면서 사건뿐만 아니라 여인의 과거 한 부분도 드러나게 된다. 사건 현장을 위장해야만 했던 순간과 이 선택으로 수사 방해죄로 잡혀갈 수 있었지만 유가와와 구사나기는 피해자 딸에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기회를 먼저 주었다. 이처럼, 허무하게 죽음으로 끝나버린 [투시하다]와 다른 결론을 보여준 [위장하다]는 인생은 그럼에도 살아갈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 단편이다.

저자는 7편의 이야기를 쓰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동안 출간 된 작품만 해도 어마어마한 양인데 그 많은 소재를 어디서, 어떻게 창조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단순히, 흥미로만 읽는 게 아닌 사회 문제점을 피력할 수 있는 소재까지 읽게 되니 이번 작품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물론, 제목을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작가의 생각을 알고 싶어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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