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리뷰/장르

서평: 백은의 잭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2. 2. 22.

 

도 서 : 백은의 잭

저 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소미미디어

나쁜 건 사람일 뿐, 스노보드라는 스포츠에는 잘못이 없다.

-본문 중-

 

히가시고 게이고는 작품을 쓸 때마다 한정된 분위기가 아닌 다양한 연출을 사용함으로써 분위기가 매번 다르다. 스포츠 관련한 추리소설은 딱히 읽은 적이 없는 데 왠지 이런 배경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것도 꽤 흥미로울 거 같다. 오늘 읽은 [백은의 잭]은 전에 읽은 [연애의 행방]과 배경이 같은 스키장이다. 스키 관련 책을 쓰게 된 배경엔 스키를 직접 배운 적이 있는데 그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이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보게 되면서 [백은의 잭]이 출간되기까지 그래도 우여곡절이 있었구나 했다. 사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스키를 배웠으니 생각만으로 앓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 하여튼, 그런 과정을 통해 세상에 나온 설산 시리즈다.

신게쓰고원 스키장의 삭도부(리프트와 곤돌라는 운행) 매니저 근무하는 구라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겨울 시즌에게만 이곳에 와서 일을 하고 있으며, 손님들이 이용하는 곤돌라와 리프트를 관리 및 운행하고 있어 그 자리는 책임이 막중하다. 그렇게 평범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데 스키장으로 스키장 어딘가에 폭탄을 묻어두었다는 협박 메일이 도착한다. 범인이 요구하는 건 현금 3천만 엔!. 또, 작년 스키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 스키장 이미지가 실축이 되어 회복을 하려는 단계에서 협박 메일이 날아들었다.

 

몸이 허공에 던져졌다. 공기층을 뚫고 나가는 감각이 들었다.

청각은 마비되어 세상이 고요해졌다.

네즈는 착지점을 응시했다.하얀 빛의 비탈이 보였다.

부드러운 솜 같은 눈이 쌓여 있었다.

바로 저곳에 착지한다. 라고 주문을 넣었다.

-본문 중-

 

정말 스키장 어딘가에 폭탄이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는 건 이곳에 곧 단체 손님이 올 것이며, 현재도 사람들이 속속히 이곳에 숙박을 하러 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폭탄을 폭파하겠다는 메일. 신게고쓰원 스키장을 관리하는 부장과 매니저인 구라타 그리고 사장까지 모여 의논을 하게 되고 범인이 요구한 것 중 하나인 경찰에 신고할 경우 앞으로의 상황을 책임질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요구한 대로 돈을 주기로 결정을 한다. 그렇다면, 이 일을 누가 할 것인가? 스키장 근처에 돈을 둬야 하기에 구라타는 믿을 수 있는 패트롤 직원인 네즈에게 이 사사실을 알리고 그 외에 에루와 기리바야시라는 대원도 합류하게 된다.

한편, 스키장이 이런 상황인 줄 모르고 이곳으로 온 노 부부와 작년 사고로 아내를 잃은 이리에와 그의 아들 그리고 곧 있을 대회에 연습하기 위해 온 치아키와 사촌 고타와 가이토가 있다. 사건 발생 후 위 사람들의 행적을 간간히 보여주는데 초반 이들의 행동에 의심이 들었었다. 노부부는 사고로 아직 오픈이 안된 지역인 호쿠게쓰에 관심이 많아서였고, 이리에는 작년 아내를 이 스키장에서 사고로 잃었기에 복수심 때문에 그런가 하고 말이다. 이렇게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많으니 왜 범인이 폭탄을 설치했고 누구인지 모른 상태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돈을 범인이 말한 장소에 전달하고도 범인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고 심지어 두 번 째 협박 메일이 다시 오게 되면서 사람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누구나 범인의 목적이 무엇인지 찾게 된다. [백은의 잭]에서 역시 범인이 협박 메일을 보낼 때 구라타와 네즈를 제외한 사람들은 왜 돈을 요구하는지 그 원인조차 찾지 않았다. 서서히 읽다 보니 그래? 왜 범인은 그저 돈만 요구한 것일까? 그리고 비로소 '폭탄 설치'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밝혀지게 된다.

조금은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여기에 이 스키장과 이웃하고 있는 한 마을 때문에 일을 만들었다는 게 어이없었다. 그런데, 기업 경영에 있어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설마 그럴까?) 더 섬뜩했고, 사건 결말에 있어서 그렇게 큰 일을 저질렀음에도 특별히 죗값을 받지 않는 부분에서 사실 기운이 빠졌다.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도 통쾌하게 한 방 먹여줬으면 속이 후련했을 텐데... 결말에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스키장을 중심으로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과 스키 운영에 대해(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도서리뷰 > 장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0) 2022.02.01
서평: k스릴러 <환>  (0) 2022.01.30
서평: 허상의 어릿광대  (0) 2022.01.18
서평: 살인의 예술  (0) 2022.01.01
서평: 유다의 키스  (0)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