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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고전

[서평] 디 에센셜 : 다자이 오사무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2. 2.

 

[인간 실격]을 종종 들었지만 디 에센셜을 만날 때까지 읽지 못한 소설이었다. 믿음사에서 디 에센셜로 시리즈로 조지오웰,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 총 세 권의 책을 출간 했다. 조지 오웰과 버지니아 울프는 작년에 책을 읽었고 미처 만나지 못한 '다자이 오사무'를 드디어 이번에 읽게 되었다. 앞 두권에 비해 두께는 그리 두텁지 않으며, 수록된 단편은 인간실격을 제외하면 몇 장 안되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짧막은 그 문장들을 볼 때면 저자의 내면을 만나보는 시간이었고 그 중 마지막에 실린 인간실격은 저자가 죽기 전 출간 소설이기에 오히려 소설이 아닌 다자이 오사무가 이런 갈등을 가지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소설의 첫 시작은 [6월 19일]의 짧은 단편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태어난 날을 기억하는 남자 그러나 너무나 평범하게 태어났다는 말에 실망하지만 작가의 삶은 그렇게 평탄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난한 화가였던 남편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에 실망하는 내용을 아내의 시각으로 그린 [여치], 아픈 환자에게 외출을 하기까기 시간을 기다린 의사 이야기 [만원],가을을 간지럽게 표현한 [아, 가을], 전철 역에서 하염없이 그저 기다리는 한 여인을 그린 [기다리다], 현실과 환상에 대한 이야기 [포스포렛센스], 부랑자들과 한장의 사진을 찍은 한 문학 작가의 이야기 [미남자와 담배], 남편의 빚을 아내가 대신 벌어서 갚는 [비용의 아내] 그리고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한 남자가 어떻게 인간을 상실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인간실격]을 읽었다. 

 

저자는 분명 남성인데 문체는 여성스럽게 다가왔으며, 각각 단편들은 전쟁 전후의 배경을 삼고 있어 삶의 고단함을 묵묵히 바라보는 시선도 있있다. 불안한 저자의 내면이 책 속에 투영이 되었다는 말이 맞다. 그렇다보니 읽으면서 공감보다는 나 역시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그저 먹먹함이 다가왔다. 그리고 [인간실격]은 한 남자가 인생의 끝자락에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야기 시작은 한 남자는 어느 남자의 사진을 딱 세 장을 봤다고 하면서 자신이 본 사진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데 문장을 암울하다. 그리고 사진 속의 남자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이 주인공의 이름은 요조로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유달리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으나 타인의 눈치를 보여 그들을 위해 억지로 웃고 행동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성장하면서 호리키라는 친구를 만나고 그 친구의 유혹에(?) 넘어서 당시 위험한 사상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조는 사상이 아닌 그저 그들의 존재가 괜히 편안했다. 가족보다도 말이다. 그러나 인생은 그리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한 여인을 만나고 그 여인과 자살까지 했으나 여인은 죽고 요조는 살아 남았다. 이 일로, 아버지는 넙치를 보내 요조를 보호하게 했고 앞으로 아들이 학업을 할 경우 도움을 줄 것이라 했었다. 그러나, 넙치는 왜 말을 하지 않았는지 요조에게 만약 아버지의 말을 전달했더라면 분명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요조 역시 자신이 아버지가 도와주었다면 지금과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서든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요조에게는 어느 순간 자신이 살아온 삶이 '인간실격'임을 스스로 비관한다. 호리키는 친구지만 내면을 공감하는 것도 아니다. 속고 속이는 그런 관계로 요조는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꼈다. 아니, 사실 왜 요조가 그렇게 나약하고 실패하더라도 일어서지 못했는지 그저 안타까움만 느껴졌다. 그렇지만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방황했던 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이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살려고 발버둥 치는가 하면 반대로 그 소용돌이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 섣불리 요조라는 인물을 보고 마냥 손가락만 할 수가 없었다.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주의 삶을 투영한 소설이다. 그리고 왜 몇 번의 자살을 시도했을까? 저자는 고등학교 때에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 최근 직접 저자가 쓴 책 [문예적인 너무 문예적인]을 읽었다. 에세이로 류노스케의 일상을 보여준 책이었다. 그리고 지금 다자이와 류노스케의 문장이 왠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착각일까? 하여튼, 삶에서 행복했던 순간은 있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세상을 살 때는 때론 자신을 중심으로 바라봐야 하지만 요조는 그러지 못했다. 물론, 이것이 모든 원흉은 아니었지만 요조에게는 견디기 힘든 '인간관계'는 끝내 풀 수 없는 난제였다. 

 

책을 다 덮고서 도대체 이게 뭐지? 왜 이렇게 살아야만 했고 그렇게 살아갔는지 답답함이 솟구쳤다. 그런데 삶이란 쉽게 정의할 수도,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 라고 할 수 없음을 느꼈다.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에서 난 한 인간이 어떻게 무너지는를 봤고 그 안에서 인생을 끝없이 생각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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