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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고전

[서평] 향수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2. 2.

 

드디어 향수를 읽었다 다른 제목으로도 출간이 되었던 소설이었고 심지어 영화로도 나왔다. 어떤 내용일까? 한 가지만 말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 쥐스킨트가 주인공이나 주위 배경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글들이 머리속에서 절로 상상이 날 정도로 선명하게 나타났다. 또한, 선과악을 구분 하기 보단 뭐랄까? 인간이라면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 남자에게는 그러지 못했다. 이들과 그저 어울리고 살았을 뿐인데 이것조차 욕망이라는 단어로 표현이 되어버렸다.

 

주인공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는 탄생은 비극이었을까? 아님 행운이었을까? 태어나자 마자 죽었을거라 생각했던 아이가 우는 바람에 친모는 살인유아죄로 처형을 당했고 그르누이는 고아원으로 보내지려다 한 신부가 그르누이를 거두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유모들은 하나같이 이 아이를 맡으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신부는 오히려 유모에게 큰 소리치나 유모는 아이를 두고 가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유모를 뭐라고 했던 신부는 갓난아이가 코를 벌름거리면서 냄새의 흔적을 찾듯이 신부가 있는 곳을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자신안에 있는 치부를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저 숨기고 싶은 무엇인가를 누군가에게 들키는 그런 느낌을 말이다.

 

겨우 아이를 맡긴 신부 그곳에서 그르누이는 성장했고 후각 하나로 길을 찾고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르누이와 가까이 가지 못했다 아니 안갔다고 해야할까? 본능적으로 피했으면 키우던 유모 역시 후각으로 돈이나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가면서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수도원에서 더 이상 지원이 되지 않아 그르누이를 무두장에게 팔았고 여기서부터 그르누이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길로 접어들게 된다. 후각에 민감한 그르누이는 어느 날 향기로운 향에 이끌려 찾아가고 그곳에서 향기의 근원지인 한 소녀를 보게 되고 그만 살인을 저지른다. 그 향을 잊을 수 없는 그르누이 ... 향수 제조사의 제자로 들어가 몇 년간 향수 만드는 일을 하기도 하고 그 후 산 속에서 몇 년을 살기도 하는데 원하는 것은 그저 평범한 삶이다. 누구와 함께 어울리는 삶을...

 

' 단 한 번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었다.' 이 문장에서 느껴지는 그르누이의 욕망. 아니 그저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것이 욕망이 될 수 있을까? 향수를 향한 갈증을 해소하는 그르누이의 과정은 섬뜩하면서도 너무 당연하고 과감하게 살인까지 하는 모습에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런데, 살인 욕망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정말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부를 쌓는 것도 아니요, 명성도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향수란 그저 은은한 향이라 생각을 했는데 그 보다 더 깊게 인간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데 향수는 그저 촉매제 역할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그르누이가 선택한 삶 그리고 그가 남기고 간 흔적들을 보면서 소름이 끼치다가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 없는 그 선택이 드디어 자유를 주었다.

 

아 정말 예측할 수 없었던 그르누이의 삶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 읽고서도 '향수'가 인간에 주는 것은 무엇이며 그렇게 타인과 어울려 살고 싶었던 한 남자의 삶을 보면서 내 자신을 다시 한번 둘러보게 되었다.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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