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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고전

어느 개의 연구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2. 21.

어느개의연구/프란츠카프카/솔출판사/2020.7.20

 

카프카의 작품은 늘 혼란스러움을 준다. 아니, 난해하다고 할까? 오늘 카프카의 두번째 시리즈 도서[어느 개의 연구]를 읽었다. 1편에 비해 더 많은 단편과 또 이번에는 각 단편이지만 다른 단편과 내용이 이어지는 독특한 방식의 글도 있었다. 살아생전 많은 작품을 썼고 지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물로 주었던 카프가. 만약 그의 유언대로 모든 작품을 없애버렸다면 프란츠 카프카 라는 한 사람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문학은 저자의 생각과 신념이 들어가 있어 그 책을 읽고 독자는 작가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혼합해서 결론을 내린다. 이때, 물론 작가가 살아있다면 어떤 의미로 글을 썼는지 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어느 개의 연구]는 30개가 넘는 단편이 실려있다. 한쪽으로만 된 것도 있고 30페이가 넘는 것도 있다. 때론 난해한 내용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내용만 딱 써 놓은 글도 있는데 몇 편의 단편은 뒤에 왜 그런 단편이 쓰여졌는지 다른 내용이 첨부가 된다. 또한, 중국 만리장성의 축조라는 단편은 왜 축조를 공사 기간을 줄여야 했는지를 설명하는데 누구나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타향살이는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나긴 공사기간에 누가 과연 마음을 다잡고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축조를 했다는 것이다. 다른 단편인 [다리]는 짧게 다리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다리 스스로가 느끼는 장면인데 마치 이건 생명이 다 꺼져가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저 무생물인 다리가 느끼고 사라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 시선은 섬뜩하면서 아련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이 단편에 산초 판자에 관한 진실도 있는데 유명한 [돈키호테]에 등장한 산초의 이야기라니..반 페이지 밖에 안되는 짧은 글이나 '돈키호테'를 읽을 때 너무 고생만 하는 산초가 안타까웠는데 오히려 카프카는 산초가 돈키호테와 같이 원정을 떠났을 때 인생을 마칠 때까지 그 여정에서 유익하고도 큰 즐거움을 맛보았다고 적어놓았다. 그렇다,만약 그 길이 힘들었다면 분명 그만두었겠지 하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것을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행복 또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을거 같다. 그리고 책의 제목인 [어느 개의 연구]는 한 마리의 개가 '개'에 대한 생각을 적어놓은 글이다. 인간이 아닌 개의 시점에서 자신의 족속과 생활 방식 더 나아가 다른 개의 다른 점을 생각하는 모습인데 토지는 영양을 어떻게 얻는 것인가를 시작으로 자유로 결론이 나오는데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 높이 평가되어야 하는 학문임을 강조한다. 

 

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본 단편이나 결국 인간과 다르지 않음을 느낀 단편이며, 그리고 [나이 든 독신주의자, 블룸펠트]는 판타지라고 해야할까? 외롭다고 생각하는 어느 날 두 마리도 아닌 두 개의 공이 바닥을 통통 뛰며 나타난다. 사물이나 생명이 있는 것처럼 독신자를 따라다니는 모습은 마치 애완동물을 연상케 했고, 직장에서 블룸펠트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타인이 독신자를 바라본 내용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모든 단편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나 그 중엔 흥미롭게 읽거나 깊이 생각하면서 읽고 또는 감정 이입이 되면서 읽었다. 책을 다 읽고서 문득 카프카에 대한 모임이나 토론을 하고 싶어졌다.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