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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사회

진정한 장소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2. 27.

 

 

진정한장소/아니 에르노/1984북스

 

"저는 모든 책 속에서 스스로를 완전히 비현실적으로 만들었고, 이 비현실성은 제가 지식을 획득하는 데 아주 놀라운 역할을 했죠."

 

글을 쓰기 위한 장소는 어느 곳이 가장 좋을까? 오늘 읽은 [진정한 장소]는 에세이가 아닌 인터뷰 형식으로 흘러가는 책이다. 왜 작가가 되었고 또한, 저자가 쓰게 된 책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1977년 남편과 같이 이사 온 세르지에서 34년째 살고 있다. 파리가 아닌 곳에서 작가로 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또한, 이곳에서 많은 글을 쓰게 되었는데 아니 에르노는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글을 쓰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물론, 몇 권의 책은 다른 곳에서 썼지만 대부분 이 집에서 집필했고, 이곳은 자신을 보호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작하는 저자의 이야기. 남편과 헤어진 후 엄마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으며, 자녀들은 결혼하여 각자 독립했다. 시간이 흐르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집에 대한 애착이랄까? 집을 잃어 봤을 때 느낀 그 감정을 고통으로 표현했다. 사라진 집에 들어갈 수 없을 때 드는 상실감은 추억으로 대체를 해야한다. 

 

"그렇지만 고통은 벽을 잃은 데서 오지 않아요. 그것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그곳에서 있었던 일, 경험했던 것, 우리가 사랑했던 것,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잃었다는 데서 오죠."

 

도시는 변화를 멈추지 않는다. 이로 인해 사라지게 되는 것들, 그 얼굴들 그래서 아니 에르노는 존재를 남기기 위해 무엇인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모의 존재 특히, 엄마는 당시 다른 엄마들처럼 딸에게 집안일을 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독서를 할 수 있게 했으며 청소는 간혹 했었다. 아버지와 달리 책을 가까이 했던 엄마의 영향이 저자에게 많이 주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영원히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었는데 그건 자신보다 먼저 태어난 언니의 죽음이었다. 우연히 들어서 알게 되었으나 부모님은 무덤까지 이 사실을 가지고 갔으며, 아니 에르노는 상상 속의 여자아이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으며, 더 나아가 소설을 만들었다.  

 

책이 신성한 물건이라 하는 아니 에르노 또한,자신을 글 쓰는 여자가 아니라 사람임을 강조하다. 아니 에르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짧은 책이었다. 그렇기에 페미니즘과 여성의 정체성에 관해서는 에세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자신에게 있어 페미니즘의 첫 번째 롤모델은 엄마였다. 앞서 적었듯이 집안일을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으며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시키지 않았다. 모든 시간을 공부와 놀이,독서에 썼다. 당시,학교에 다닐 때 글을 종종 썼지만 선생님은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은 아니 에르노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글을 통해 구원을 받는 것.

 

또한, 남자의 자리, 세월, 빈 옷장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각 책마다 쓰게 된 경위에 대한 인터뷰는 자산이 고통스러울 때 쓰게 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여성 운동이 저자에게 글쓰기의 원동력과 격려가 되었고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 느끼는 곳이 바로 진정한 장소라고 하면서 인터뷰는 끝이 난다. 나의 진정한 장소는 어디일까? 쉬우면서도 쉽지 않는 질문에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을 해 본다.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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