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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사회

서평: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3. 9.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한길사

 

"그의 말을 오랫동안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말하는 데 무능력함은 그의 생각하는데 무능력함, 

즉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 무능력함과 매우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진다." 

 

악인의 표현은 누구에게 써야할까? 악의 평범성. 이 단어는 수 없이 들었다. 한나 아렌트의 의해 쓰여진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통해 많은 유대인을 학살로 몰아갔던 인물이 그저 평범하고, 정신 역시 온전한 것에 세상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외모부터 해서 모든 것이 악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럼 그 길로 걸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가 알 수 있음에도 인정하고 그 길로 가는 것인가? 쉽게 용납할 수도 그렇다고 이해 할 수도 없었던 역사의 한 사건은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는 절대 사라져서는 안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인류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그곳에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고 생각해야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 사상 중 첫 번째 도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었다. 어려운 분야이지만 그럼에도 꼭 읽어야 할 도서기에 펼쳤다. 한나 아렌트 하면 먼저 하이데거의 연인이라는 단어가 먼저 튀어나오는데 이것보다는 이 책을 집필한 한 사람으로 먼저 기억하자. 아이히만의 재판에 대한 기록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다른 시각 즉, 가해자가 한 국가가 아닌 한 개인이라는 초점으로 보려고 한다. 이스라엘 수상인 벤구리온은 아이히만을 납치해 재판에 세웠다. 독일이 전쟁에서 패한 후 독일은 전범자들을 잡아 판결을 내리기 시작했고 그 중에는 해외로 도망치거나 숨어사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납치해 재판에 세울 때 어떤 의미였을까? 한 민족에 대한 처벌도 아니며 반유대주의나 인총차별도 아니었다 그저 아이히만 그 자신의 행위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 왜 한 부분이 아닌 전체적으로 생각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다음에 나온 문장인 '유대인에게 저지른 범죄가 아니라 유대인의 몸을 빌려 인류에게 저지른 과오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으로 인종차별도 아닌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굳이 유대인이 아니어도 누구라도 어느 민족이라도 이들처럼 될 수 있다는 점에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세계 역사에서 전쟁을 통해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지는지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당사자(유대인)이 아니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어쩌면 잘못된 판단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이히만은 왜 학살에 관여를 하게 된 것일까?

 

몇 달의 재판 진행 과정에서 정신과 의사도 참석을 했고 아이히만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니었다면 왜 학살에 동참했는지 이해를 했을것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평범했다. 이점에 의사들은 놀랄 뿐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이히만을 이끌게 된 것일까? 저자는 아이히만의 어린시절 부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읽으면서 부모에 대한 원망을 엿볼 수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모습에 못마땅하는 이미지 그리고 친위대 가입에 대해 어떤 의견 없이 가입을 하게 되었다. 어느 것을 고민하고 움직이는 것이 아닌 타인의 판단에 휩쓸린 것으로 봐야할까? 하여튼, 아이히만 가입을 하게 되면서 친위대 제국지휘관 소속 보안대에 직장을 얻으면서 아이히만은 전혀 다른 길로 가게 되었다. 

 

아이히만은 애초부터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재판중에 만약 아버지에 대한 어떤 명령이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거라고 할 만큼 그저 '명령'과 '복종'을 할 뿐이었다. 중간중간에 유대인을 도우려고 했었다고 하나 이는 확실치 않았고 보이는 것은 오로지 승진하기 위한 모습뿐이었다. 책은 아이히만의 재판과정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치가 어떻게 유대인을 각 유럽 국가에서 이송을 하며 학살 센터로 옮겨졌는지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왜 유럽 국가는 유대인 이송에 동의를 했을까? 때론 영토 문제도 있었고 금융을 잡고 있었기에 더욱더 이들이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유럽인들이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목숨을 걸고 탈출을 도왔던 나라도 있으며 자국에서 유대인 이송을 거부했던 나라도 있었다. 그렇다보니 어느 지역에 있느냐에 따라 유대인들의 목숨은 생과사를 오가야 했다. 

 

읽은 동안 느낀 것은 인간이 인간을 학살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나왔던 상황에 할 말을 잃었으며, 아무렇지 않게 명령으로 행했던 이들과 아이히만의 모습은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는다. 책이 기록으로 쓰여졌다면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을 뿐인데 그 이상을 넘어 인간의 사상과 신념 그리고 한 민족에 대한 무서운 행위는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하게 만든 일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인간안에 눌러진 악은 사라지지 않기에 늘 불안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거 같다.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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