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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사회

서평: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5. 5.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필레리/올벤』

 

 

최근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인류사의 문명이 발전할 수록 인간의 야욕이 점점 커지고 결국 전쟁이 일어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모르겠다.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았기에 왜 그렇게 평화보다 자신의 욕망 하나로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말이다. 그리고 후세들은 역사의 기록을 통해 진실 아닌 진실을 배우게 되는데 여기서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기록이 없다는 것은 역사가나 고고학자들이라도 추론을 전혀 불가능고 한 국가의 역사가 파묻히게 되는 것이다. 오늘 만난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편지] 15번에 개정판으로 나온 책이다. 이탈리아 하면 그저 유럽 국가 중 하나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도서를 통해서 어느 나라처럼 내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파시즘이나 전체주의에 대해 언급된 나라였지만 세밀한 부분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이탈리아의 역사와 정치를 애기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무솔리니와 대항해서 싸웠던 레지스탕스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의 모습 즉, 그들이 남긴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들이 누구인지 기록이 남겨져 있는데 아직 20대도 안된 청년도 있었고 한 가장의 아버지이며 아들이었고 형제들이었다. 이탈리아의 북부를 차지한 나치 독일이 무솔리를 구출해서 공화국 수반으로 앉히게 되면서 해방된 남부 파시스들이 장악한 북부 사이에 내전이 일어난게 된다. 결국,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던 이들이 잡히고 총살과 사형을 당하게 되었는데 이들이 마지막으로 한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긴 '편지'였다.

 

물론, 두려움도 있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 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남긴 편지엔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사랑이었다. 어린 자녀를 두고 총살을 기다려야 했던 주세페 비앙케터는 자신 역시 아버지 없이 자랐는데 자신의 딸 역시 같은 운명을 타고 났음을 말한다. 사면이 될 거 같아 희망을 가졌지만 결국 사형을 당한 사람의 이야기. 친구와 같이 총살되어 유품에서 발견된 짧은 편지와 사형을 집행한 자들을 용서했다는 사람 등 사실, 남겨진 편지들 하나하나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부모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먼저 떠나면 부모는 마음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그 어느 것도 아닌 연합군으로 대항해 총살로 죽으니 그 부모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기에 평화를 찾아온다 한국 역시 그러했고 말이다. 

 

인간성과 용기를 마지막까지 지켜낸 201인의 이야기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이들의 편지를 읽을 때마다 울컥한 마음에 가다듬으면서 읽었다. 마지막 순간 무덤덤한게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모습이 더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미 지나간 역사 하지만 그 안에서는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이들과 사건이 존재한다. 그러고보니 1940년는 어느 시대는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져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비록 이름이 남겨지지 않았더라도 이제는 역사를 생각할 때 이런 사람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될 거 같다. 

 

【내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당신의 뽀얀 빰에 볼 키스를 해 주었듯, 

매일 아침저녁부터 그리고 매년 4월 13일 17시 30분경에 나 대신 그 아이에게 뽀뽀해 줘.】

- 본문 중 (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