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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데카메론 프로젝트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7. 24.

[데카메론 프로젝트 / 마거릿 애트우드 외 28인 / 인플루엔셜]

 

데카메론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인 조반니 보카치오는 흑사병으로 피렌체가 황폐해졌을 때 도시 밖으로 피신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들려주는 액자 같은 소설이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방법이다. 오늘 만난 [데카메론 프로젝트]는 바로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탄생된 소설이다. 29인의 작가들이 격리를 한 채 소설을 쓰기 했고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사람은 때론 혼자이고 싶다고 하지만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게 세상이다. 하물며, 어쩔 수 없이 타인과의 거리를 둬야 한 현시점에서 바이러스오 인한 두려움과 동시에 외로움도 가질 수밖에 없다. 과거 흑사병을 시작으로 인간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쳐왔고 사람들은 힘든 과정을 거쳐 왔다. 과거 누군가는 다시는 바이러스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인간과 같이 살아가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무조건 두려워해야 할까? 아니다 두려움은 없애버릴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책은 단편으로 되어있어 금방 읽을 수가 있다. 바이러스 인해 건물에 격리된 채 살아야 하는 사람들 서로의 안부 대신 그 집 문에 X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 저건 죽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저 살아있는 것 자체만으로 희망이 되는 순간들이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는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을 꼭 만나야 했기에 죽기 전 자신의 신발을 유언처럼 남긴 사람. 어느 날 저녁 아이가 열이 오르고 의사에겐 갈 수가 없다. 부모의 간절한 마음과 달리 병원과 의사는 무감각하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무 일도 아니기를... 아이가 그저 잠깐 아픈 것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그러나, 어느 부모는 이미 아이를 잃었다. 어떤 위로가 필요할까... 유산 상속으로 변호사를 만나러 온 여인에게 '정말 안됐어요'라고 말을 한다. 이 한마디로 다시 새로 시작하는 마음을 가졌다 아니 사실, 그동안 안으로 숨겨준 마음을 조금은 드러낼 수 있었다. 

 

작년 전 세계를 보면 어느 곳이 평화로운 곳이 없었다. 불안함을 가지는 것이 당연했던 시간들... [데카메론 프로젝트]는 이런 다양한 상황들을 소설로 보여준 책이다. 외출을 쉽게 할 수 없었고, 타인과의 교류 심지어 가까이 갈 수도 없는 현실에서 인간의 무력함만이 느껴졌다. 절망적인 이야기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이제 새롭게 변한 세상을 인간이 적응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 숨을 쉰다는 것 역시 자유였구나.... 바이러스가 닥치기 전까지는. 그저 하루빨리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