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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장르

서평: 편지의 심판(파비란 리스크 02)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8. 26.

[편지의 심판 / 스테판 안헴 / 마시멜로]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두 번째 도서로 오히려 이번 책이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전편인 [얼굴 없는 살인자] 사건이 일어나기 6개월 전의 이야기로 1편에서 궁금한 내용을 이번 책에서 알 수 있었는데 보통 순선대로 흘러가는 것과 반대로 저자는 현재에서 과거로 움직이고 있었다. 북유럽 소설을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느끼는 것은 복잡함이다. 영미소설과 달리 한 사람에 대한 보이는 것외에 사생활과 그 외의 인간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왜 굳이 이런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일까? 때론 사건에만 집중을 하고 싶은데 원하지 않게 읽게 되면서  사건으로도 책을 읽을 때 긴장감이 드는데 이렇게 주인공의 개인생활까지 보게 되니 간접적으로 등장인물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여기에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의무감까지 짊어지니 정말 주인공의 삶이 하루하루가 쉽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두냐는 덴마크 여성 경찰로 상사에게 성희롱을 겪기도 하고 왕따도 겪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까지 소개하니 그저 흥미롭다고만 볼 수 없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시작은 한 남성이 트럭에 실려가면서 시작된다. 주소도 없는 편지 그저 마음의 위로였을 것이다. 오직 이름만으로 편지를 썼고 그 편지가 정말 기적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도 못한 채 트럭 밖으로 던졌다. 그리고 편지는 1년 4개월 만에 몇몇의 사람을 통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 편지가 무서운 사건의 서막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스웨덴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실종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비안과 말린 은 사건을 맡게 되었는데 초반 마지막으로 찍힌 cctv를 보고 외부로 나갔다가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아니, 파비안만의 직감으로 법무부 장관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것도 죽은 채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죽은 채가 아니었다 신체 안의 장기가 다 사라졌다는 것 심지어 눈알 마저도.... 아, 정말 이 순간 끔찍했다. 어떻게 이런 잔인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

 

동시에 덴마크에서는 유명인의 아내가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맡은 사람은 역시 두냐로 남편이 범인이라고 말하지만 두냐만은 아니라고 직감한다. 여기에 두냐의 상사가 이 사건을 전적으로 그녀에게 맡기게 되면서 오히려 동료들로부터 고립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두냐를 통해서 하나의 사건만 진열하게 아니라 여성을 향한 강간과 납치 및 살해라는 더 큰 사건을 보여준다. 언젠가 북유럽 어느 나라에서 여성 인권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어 [편지의 심판]을 읽으니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여튼, 사건을 일어났고 두냐는 용의자를 찾기 시작하고 파비안은 장기가 적출된 채로 발견된 법무부 장관의 사건을 수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두 사람은 각자 개인 사생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니 읽으면서 마음이 더 무겁기도 했었다.

 

이어, 전편에서 파비안의 아내가 싫어한 니바의 관계도 알게 되는데  [얼굴 없는 살인자]에서 궁금증을 잔뜩 심어주고 후속 작품에서 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납치된 남성과 여성의 상황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니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이런 것인지.. 읽을수록 궁금중이 더해져만 갔다. 역시 대본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여서인지 소설의 흐름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흘러갔다. 주인공의 상황과 누구인지 모르는 한 남서의 상황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기 10년 전 어느 한 사람의 편지까지 사건이 일어나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이미 발생한 사건을 독자들이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하고 있었다. 으흠, 그렇잖아요 전 작품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세세하게 해서 쉽게 동화가 되었는데 두 번째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가장 무서운 게 그 어느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다. [편지의 심판]을 읽으면서 인간의 선과 악을 본 거 같았고, 여기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또한 볼 수밖에 없었다. 평소 장르소설을 즐겨 읽었는데 북유럽 소설은 회색 구름이 가득한 우울한 분위기가 유달리 많다(전적으로 읽은 도서 기준이다). 그렇기에 한 권의 책을 읽고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데 스테판 안헴의 소설은 그중에 최고였다. 페이지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데다 등장인물들의 얽힌 관계들 역시 한몫을 했다. 동료들의 죽음 그리고 상사의 배신 한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럼에도 해결해야 하는 고뇌를 그려냈다. 만약, 파비안이 독신이었다면 어떤 전개로 흘러갔을지 생각하니 [스노우 맨]으로 알려진 해리 홀레 형사가 떠올랐다. 처음 만난 유럽 작품이었고 워낙 이미지가 강해 분위기가 잊히지 않는데 파비라 리스크 역시 명령에 복종하기보단 자신의 직감으로(여하튼 거의 확실하니) 사건을 수사하니 동료가 상사에게 눈에 가시 같은 존재로 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건 수사에 있어선 타인과 남다르니 위험하면서도 섣불리 그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완벽한 모습보단 현실적으로 사건을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준(개인적인 생각) 소설 [편지의 심판]. 장기라는 무서운 소재로 멈칫했고, 무려 600페이지나 되지만 순식간에 읽은 책을 만큼 흡입력이 좋았던 시리즈다. 다소 어둡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소재에 있어서 흥미만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으로 있을지 궁금한 시리즈다. 현재 6편까지 출간이 되었는데 세 번째 도서는 국내에서 언제쯤 만나게 될지..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