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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시크릿 허즈밴드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10. 16.

도 서 : 시크릿 허즈밴드

 

저 자 : 김류현 

 

출판사: 고즈넉이엔티

 

 

사람의 인연은 어디서 시작되는지 알 수 없다. 오늘 읽은 [시크릿 허즈밴드]는 우연히 만난 사람과 다시 한번 재회를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표지를 보면서 뭔가 환상적인 느낌이랄까? 생각지 못한 인연으로 용기를 내고 다시 한번 살아갈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다.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미랄까... 정확한 표현은 생각이 나지 않으나 억지스러운 감정보다 물처럼 흘러가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기에 읽는 내내 불편함도 없었고 아쉬운 점도 없었다. 그저 두 사람이 조금씩 서로에게 담아지는 모습이 그저 좋았다.

 

진미는 출장을 다녀오던 중 공항에서 위험에 처한 남자를 구해주는데 사실, 이 남자를 진미는 8개월 전 뉴욕에서 딱 한번 만났다. 그때는 미소와 모든 것이 행복해하던 얼굴이지만 지금 이 남자의 모습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외면할 수 없어 구해주었지만 하필 사고 후유증인지 기억을 잃어버렸다.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고 공항에서 무엇을 했는지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 남자를 진미는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8개월 전 은혜를 입었으니 이번 기회에 도와주는 것으로 자신의 집에 남자를 데리고 간다.   

 

영윤제 영어 이름으로는 제임스 영. 한때는 뉴욕의 델리카시의 유명한 레스토랑을 만든 사람이지만 현재 윤제는 이런 기억조차 없다. 어느 날 경찰에 잡히고 미국에서 추방한 남자로 그저 자신을 구해준(?) 진미에게 의지할 뿐이다. 기억이 쉽게 돌아오지 않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진미를 위해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 요리를 할 땐 편안하면서 즐겁기까지 했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윤제와 그런 그를 바라보는 진미. 언제쯤 윤제가 기억을 되찾고 또 이야기를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하기만 하는데 내용은 진미가 뉴욕의 델리카시 레스토랑을 한국에 1호점을 내는 기획안으로 인해 윤제의 과거와 부딧치게 된다. 또한, 여기에 진미와 썸을 타던 진미의 상사인 김석은 대학 때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어느 날 김 석이 사라졌다. 알고 보니 모 그룹의 서자였던 김석이 후계자로 유학을 가야 했었다.

 

서로의 인연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헤어진 진미와 김석. 다시 한번 김석은 진미에게 손을 내밀지만 진미는 선뜻 그 마음을 받아 줄 수가 없었다. 이런 관계로 근무를 하다 보니 진미가 먼저 회사를 입사했었도 김석의 오피스 와이프라는 소문이 돌고 자신의 능력으로 승진했었도 김석 때문에 승진했다는 소문 역시 나돌았다. 이런 소재를 읽다 보면 대부분 아니라는 주장을 내세우기 마련인데 진미를 역으로 이 점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가지는 장면이 멋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델리카시 레스토랑이 한국에서 입점을 하는 시점에서 뉴욕의 델리카시 소유자인 로빈이 한국에 오게 되면서 이제 윤제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서로를 위해 자신의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모습... 윤제와 진미가 그랬다. 악역이라고 해야 음, 로빈 정도(?)다. 김석과 결혼하기로 했던 구상경이라는 여자는 나중에 오히려 진미와 윤제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이런 인연도 쉽지 않는데 사업가라는 입장이 이런 대범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외에도 진미의 친구 현아의 모습도 흥미로웠고, 윤제가 가사도우미로 활약(?)을 하면서 sns를 하는 설정도 책을 읽는데 즐거움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무조건 들뜬 감정이 아니라 조용하면서 흘러가는 매 순간들이 그저 좋았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