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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도서실에 있어요.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12. 23.

도 서: 도서실에 있어요

 

저 자: 아오야마 미치코

 

출판사: 달로와

 

 

"뭘 찾고 있지?"

 

-본문 중-

 

제목을 본 순간 뭐지? 무엇이 도서실에 있다는 거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에 먼저 눈길이 끌리게 된다. 일본 서점대상 2위라는 [도서실에 있어요]는 도서실에 방문한 다섯 명의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각 나이가 다르고 그들이 가진 상황 또한 다른데 공통점은 바로 현실에 대한 부정과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부정적 마음은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 상황을 이기려 노력하는 것은 각 사람들마다 다르다. 오늘 읽은 도서는 도서실 이라는 공간을 등장시켜 이곳에서 만난 한 사서로 인해 그들이 스스로 삶을 바꿔가는 내용인데 스스로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면 결코 변화를 일어날 수 없었다. 단지, 한 걸음 나갈 수 있게 한 것은  "뭘 찾고 있지?"라는 한 마디 질문 뿐이었다. 

 

책 속에 등장한 사람들은 인생의 낙오자들이 아니다. 먼저 도모카는 대학을 졸업하고 여성복 판매원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상사에 대한 불만과 자신이 부족한 모습에 대한 것으로 가득하다. 그러다 안경점에서 근무하는 기리야마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 그리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우연히 도서관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들은 첫 마디 " 뭘 찾고 있지?" 온화하면서 안정적인 목소리로 자신에게 묻는 이 질문에 자신이야 말로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그리고 누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던가? 짧은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무엇인가를 움직이게 하는 한 마디였다. 

 

그렇다. 모두가 이 도서실에 오면 이 질문에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도모카를 시작으로 어릴 적 골동품 가게의 향수를 잊지 못하는 료. 그는 가구업체 경리 담당으로 근무를 하지만 언젠가 엔티크 숍을 하는 게 소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되니 언젠가..언젠가...이 말만 다짐하는 데 역시, 도모카가 갔던 도서관에 가게 되면서 다시 한번 인생의 전환점을 찾게 된다. 다음으로는 전직 잡지 편집자로 승진까지 앞둔 시점에 임신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된 나쓰미의 이야기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임신으로 내려놔야 했다. 직업에 대한 회의와 육아로 지친 그녀가 방문한 한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의 주위가 아닌 타인의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서 자신이 변하니 상황이 변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어, 백수인 히로야 그림을 전공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회사에 나가는 것조차 버거워 집에만 있게 되었다. 엄마의 권유로 우연히 들렀던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과 부록이라고 준 양모 펠트 인형으로 히로야는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한 순간에 변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려는 그 모습에 분명 다른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년으로 은퇴를 하면서 갑자기 공허함을 가진 65세 마사오 중년의 한 남자의 내용이다. 이제 100세 시대라고 하면서도 막상 직장에서는 한계선을 그어놓고 있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아내는 나름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자신은 회사를 그만두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부인의 권유로 문화센터에 가서 바둑을 억지로 등록해 배우게 되는데 역시, 한 사서가 소개 한 도서와 양모 펠트를 받으면서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헛된 것이 아님을 자각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길을 안내 해준 사서는 누구일까? 그녀의 이름은 '고마치 사유리'로 누가 보면 놀랄 정도로 뚱뚱하고 늘 실 덩어리 같은 것을 찌르고 있다(양모펠트). 도서관에 찾아온 이들의 상황을 어렴풋이 아는 것 같은데도 전혀 알은체 하지 않고 그저 이들에게 필요한 도서를 주고 여기에 개인적으로 부록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만든 양모 펠트를 선물로 준다. 어쩌면 사소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선물에 의미를 찾게 되면서 더 나아가 삶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도서관 사서의 존재는 뭐랄까? 꺼져 가는 불에 꺼지지 않도록 한 번 휙 하고 저어주는 존재 같았다. 누구에게나 '고마치 사유리'같은 존재가 있을 테다 힘들 거나 지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길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도서실에 방문한 이들의 변화는 주변이 아닌 먼저 자신부터 달라졌고 그 다음 주위 환경이 달라졌다. 인생이란 한 치 앞을 모른다 주위는 그대로지만 자신이 달라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과 다르다. 이들은 바로 이 점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다. 

 

 

 

1장 도모카 -"나도 조금은 사람답게 사는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2장 료 -"어느샌가 이어져 있던 보이지 않는 실을 끌어당기듯,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있는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나갈 것이다."

 

3장 나쓰미- " 나에겐 부족하다거나, 혹은 분에 넘친다고 믿었던 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정반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4장 히로야- "누군가의 인생에서 마음에 남을 만한 그림을 한 장이라도 그릴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어엿한 거처가 되지 않을까."

 

5장 마사오- " 곤노 씨, 저는 말이죠 사람과 사람이 연관되어 있다면 그건 전부 사회라고 생각해요."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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