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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서영동 이야기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2. 1. 23.

도 서: 서영동 이야기

저 자: 조남주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여기서 주무시는구나. 유정은 조심조심 단상 위에 올라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작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전기밥솥,벽 선반에 올려놓은 몇 개의 박스들.

-본문 중-

제목을 본 순간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는 책이란 것을 감지했다. 사실, 장르소설이나 판타지는 오히려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다. 그런데, 평범하고 주위의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은 뭔가 가라앉히고 있는 것을 흔들게 한다. [서영동 이야기] 저자는 이 소설을 쓸 때에도 힘들었다고 하는데 페이지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는데 한 장이 몇 장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만큼 몰입과 생각할 것을 주고 있다.

소설은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것 없이 아파트에 사는 몇 몇 인물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일상이란 게 결코 평범하지 않는 데 아파트를 중심으로 어느 동은 값이 오르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은 그대로라는 점. 여기에, 자녀들의 교육 등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사람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봄날아빠'라는 인물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이를 본 사람들은 같이 술렁거리지만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봄날아빠' 가 올린 글로 이 소설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유정의 아버지가 은퇴를 하면서 경비원으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뉴스에서 경비원을 향한 갑질 사건이 떠오른다. 물론, 누구나가 겪는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만약 내 아버지라면 슬프고 안쓰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굳이 왜 그렇게 주민들은 그곳에 산다는 이유로 위세를 내세워야 하는 거지? 아니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인간의 속내가 궁금해졌고 나는 어떤 모습인가? 갑질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무심코 뱉은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딸을 유치원에 보내면서 상처가 계속 생기는 일은 부모가 아니어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봐도 어느 것이 최고의 선택일지는 나 역시 알 수 없었다. 책을 읽다 보면 그래도 뭔가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아니 있을 수 있을까? 했는데 현실적 결말(결말은 아니지만)에 고객을 끄덕이게 되었다.

지긋지긋하기는 은주도 마찬가지였다. 샐리 엄마도, 새봄 엄마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로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생활도, 그런 여자들을 둘러싼 말들도, 오해도,적의도, 정말 지긋지긋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대체 그런 여자는 어떤 여자고 그렇지 않은 여자는 또 어떤 여자인데.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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