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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겨울장면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2. 2.

인공 R은 어느 공간에 있다. 아니 8개월 전에 미끄러져 5미터 밑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행도 없었다. 그런 R의 이야기가 독백으로 시작이 된다. 어느 공간일까? 얼음 호수에 있으나 그곳에서 간간히 아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아내와 대화를 하는 것일까? 자신의 공간과 일상이 교차하면서 흘러가는 [겨울장면]은 몽환적이면서도 현실적 느낌을 주고 있다. R의 아내는 사라졌다. 아내와 함께 해변으로 갔는데 그날 저녁 아내가 사라졌다. 마침, 아내의 동창생이라는 사람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아내가 사라지기 전 만났었다. 아내는 동차에게 귓속말로 무슨 얘기를 한 것일까? 그리고 그날 저녁 아내가 사라졌다. 물론, 자신은 어떤 기억도 없다.

 

R은 자신이 겪었던 여러 일들을 회상한다. 아내의 뒤목에 점이 있었던가? 그리고 현재 자신이 확인한 문자는 5년 전 아내가 보낸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뭐지? 아내의 5년 전 전화번호라니..그럼 아내는 죽은 것일까? 아니 이제서야 기억이 난 R에게 아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 그저 사라졌다. 아내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병원에 찾아간 R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는 의사의 말을 듣는다. 도대체 R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R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다른 인물들도 이름이 없어 그저 상사, 의사, 아내 그리고 죽은 동료인 L 이렇게 표현 할 뿐이다.

 

아내가 자꾸 사라진다고 하나 아내는 R이 사라진다고 말을 한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해변을 다녀온 그 이후 아내의 장롱과 옷 그리고 물건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문득, 화자인 R은 영어 기억을 뜻하는 단어에서 가져왔던 것일까? 어느 것도 기억할 수 없는 R에게 '기억'이 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일까? 그러나 서서히 마지막으로 가면서 R은 갇혀(?) 있던 곳에서 벗어난다. 그러다 R이 늘 쳐다보게 되는 천장의 R이 죽어 묻힌 관속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지 못하는 R이 잊혀지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은 그 어떤 것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몇 번을 읽으면서 R과 아내의 상황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 그러나 읽으면서 죽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죽은자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것일까? 어느 순간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곤 하는 순간들 그런 아내와 R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한다 어느 형체도 없는데 말이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 그렇기에 짧은 문장을 몇번이나 읽어야 했던 [겨울장면]. 마지막을 덮고서도 난해했던 작품 하지만 R이 찾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그럼 우리는 언제 만나? R이 아내에게 묻는다. 모르겠어여. 저는 일단 다음 주에.......아내의 대답이 길어진다.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아내가 R에게 묻는다. 모르겠어. 나는 일단 하는 데까지는 해보려는....R의 대답이 늘어지고 해가 언제부터 이렇게 길었던가. 겨울은 끝이 났던가." -본문 중-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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