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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4. 11.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 교유서가 / 로저에커치

 

이 책은 산업화가 시작 되기 전 밤에 대한 자료를 모아 소개한 도서다. 밤은 하루 낮의 일과를 마치고 인간에게 수면과 안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그런 밤에 대한 또 다른 모습을 오늘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니, 그동안 당연히 현재의 밤에 대해 생각을 해왔던 것을 알게 되었다. 불을 밝힐 수 있는 것이 나오기까지 사람들은 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해가 지기 전에 빨리 집에 가야했고 또한, 가장 안전한 장소여야 한 집이 저녁에 되면 도둑으로 불안한 공간이 되기도 했다. 야간 통행이 금지되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 여행자들은 얼른 성문으로 시간맞춰 들어가야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엔 숲이나 다른 곳에서 불안한 밤을 지새워야했다. 밤은 인간에게 두려움을 불어넣었다고 해야할까? 그러나 저자는 다르게 해석하는데 자연인 밤은 인간의 모든 감정을 규제속에서 풀어놓음으로써 어두움을 틈자 욕망을 드러냄을 말한다. 

 

어느 불이 없던 시대에 밤 거리는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그러니 어두움을 틈타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서서히 램프나 양초를 사용해 밤을 밝힐 수 있는 것이 생겨났고 사람들은 이제 날이 어둡다해서 집으로 가지 않았다. 여전히 야간통행이 금지였지만 이를 어기고 외출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불빛을 이용하게 된 시점에서 촛불은 주위를 밝힐 정도였을 뿐 크게 활용적이지 않았고,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많았기에 늘 조심해야했다. 특히, 시골에서는 나무로 된 집들이 많아 화재가 나면 모든 것을 잃기에 더욱더 조심해야 했다. 더 나아가 방화를 하려는 사람에 대해서 무거운 형벌까지 내리기도 했었다. 이런 화재위험 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이들은 역시 노동자들과 하녀들이었다. 

 

늦은 밤가지 촛불을 켜고 일을 한다는 것은 위험행동이었으며 촛불을 사용한 뒤로 밤에 하는 일들이 늘어났다. 제빵사, 양조업자는 밤새 일이 가능하니 편리함보다 점점 고된 삶이 시작되었다. 이런 밤이 귀족층과 상류층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는데 바로 사교계였다. 밤에 가면무도회를 열어 자신의 직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즐겼는데 물론, 여기엔 문란한 문화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성적 유희도 늘었고 평민들은 무리를 지어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도둑질을 하거나 유혈 사태와 여성을 향한 강간 사건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때론, 이런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미신이나 주술을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인데 그만큼 어두움은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지만, 어둠 자체가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예들은 해가 저물고 밤이 되어서야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무리 먼 거리여도 흑인 노예들이 춤을 추는 장소에 가서 춤을 추었고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또는 한 노예는 아내를 만나러 저녁에 길을 떠나기도 했었다. 고된 하루중에 유일하게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밤의 시간' 밤은 인간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여기서 사람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에 밤에 충분한 잠을 자야한다. 지금은 방과 침실이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지만 산업화 이전에는 침대는 고가의 물건으로 유산 목록에 넣을 정도로 구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침대에서 한 사람이 아닌 가족 또는 외부인과 같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가족이 아닌 타인과 어떻게? 그런데 정말 그러했다. 가족 순서대로 눕고 때론 외부인이 들어왔을 때 맨 마지막 문 옆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도시와 시골은 이런 상태를 유지하다 도시에서는 타인과 한 침대를 사용하는 것은 불쾌한 것으로 간주하여 개인 침실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으나 시골은 계속해서 타인과 사용을 했다. 또, 위생 상태는 너무 좋지 않았다.벼룩과 이는 기본으로 침대에 잠식하고 있었으며 청결을 강조하는 것은 당시 쉽지 않았다. 하물며, 밤이 되면 유해한 것을 막는다고 창문을 닫아 환기를 시키지 않아 더 질병이 번지기도 했었다. 이런 일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보면 그때에는 병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쉽게 나은 병도 결국 죽음으로 이를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그래도 목숨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을 보면 안타까웠다. 그러나 밤은 서서히 밤이 아니게 되었다. 촛불에 이어 램프가 등장하고 이제 가스등이 생겨 길거리 마다 이를 세웠다. 그럼에도 여전히 범죄는 늘어났지만 그 전보다 어둠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 밤 하늘을 바라볼 때 많은 별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 경이로움이란....이젠 도시나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하늘의 별은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 별 뿐인가? 저자는 인간이 해가 진 저녁에 느껴지는 고요함을 비롯한 여러 감정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함을 안타까워한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밝은 조명으로 어느 곳이든 비추는 지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빛이 당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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