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자산어보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4. 16.

자산어보 / 정약전 / 더스토리

 

역사를 들여다보면 식물이나 동물 등 생각지 못한 것으로 나라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종종 봤다. 최근 '청어'로 인해 세계사가 변하는 과정을 알려준 책을 봤었다. 단지, 물고기 일 뿐인 이 존재가 유럽의 여러 나라에 흥망성쇠를 주었고 나라에 국력 또한 주었다는 것을 아는가? 그러니 역사의 변화는 결코 인간의 의식으로 달라진 것이 아닌 자연의 힘이 있었음을 의식하게 되었다. 오늘 읽은 [자산어보]는 유럽사처럼 격동한 시간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해양 생물이 조선에 이어 현재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리고 이 책을 기록한 손암 정약전은 다산 정약용의 형으로 두 형제는 신유박해 즉, 카톨락 박해 사건으로 각각 다른 곳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이때, 정약전은 흑산도로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살고 있던 장덕순 이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게 되면서 [자산어보]를 편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정약전과 장덕순 외에 다신의 제자로 이청이 주석으로 방대한 분량을 기록했고 정약용은 그림과 해설이 결합된 도감으로 편찬하려 했던 형에게 글로 설명하는 것이 그림보다 낫다고 조언을 주었다. 두 사람은 각각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서로 편지로 안부를 묻곤 했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정약전은 유배지에서 풀려나지 못한채 생을 마감해버렸으니 죽을 때 까지 두 형제는 만나지 못한 셈이었다. 역사의 기록을 남겼지만 개인 인생사로 보게 되었을 때 가족을 만나지 못함은 굳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 외로움을 어떻게 토해낼 수 있을까. 그러나 한편으로 만약 이런 일이 없었더라면 조선에 해양 생물에 대한 기록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은 크게 비늘이 있는 종류와 없는 종류, 껍데기가 있는 종류와 기타 바다 생물로 나뉘고 좀 더 세세하게 어류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것이 있었으며 현재 이름으로 불려진 생물이 당시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러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날치어는 비어로 낙제어는 석거로 고래는 경어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고등어는 조림 조리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국으로 먹기에 적합하고 반대로 회나 어포로 만들 수 없다고 했다. 고등어는 비린냄새 때문에 잘 안먹는 음식인데 오히려 국이라니...딱히, 해 먹지는 않겠으나 생소했다. 계속해서 많은 어류와 조개류를 소개하고 동시에 음식으로 해 먹을 때 어디에 좋은지도 간간히 적어 놓았다. 

 

음식은 인간에게 미각 뿐만 아니라 영양을 주기도 한다. 육식 음식도 좋지만 해양 생물 역시 이 못지 않게 중요한 영양소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약전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흑산도 또는 자산으로 불리는 섬에서 정약전은 장덕순과 함께 많은 어류를 기록했는데 여기서,장덕순 인물은 양반이지만 사는 곳이 섬이라는 한정된 지역이였기에 학문을 넓힐 기회가 없었다. 장덕순과 정약전의 만남이 없었다면 이 책은 만들 수 없었을 뿐더러 '장덕순' 인물 또한 역사에 남지 못했을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넘어 또 다른 사람들과 인연을 닿게 했던 도서 [자산어보]. 이렇게, 한 권의 책에서 해양 생물과 인연을 들여볼 수 있는 책이었다.  

 

< 위 도서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리뷰 > 여행(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아주 편안한 죽음  (2) 2021.04.25
서평: 호박 목걸이  (0) 2021.04.25
서평: 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0) 2021.04.14
서평: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0) 2021.04.11
서평: 빨강 머리 앤의 정원  (0) 2021.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