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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여행(기타)

서평: 호박 목걸이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4. 25.

호박 목걸이 / 메리 린리 테일러 / 책과함께

 

1940년 대는 어느 나라든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한국은 독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던 시점으로 이 시기에 결혼 후 한국으로 온 메리 린리 테일러라는 여인이 있었다. 영국인으로 사냥과 모험을 즐기던 아버지와 정숙한 어머니를 둔 사람이다. 아버지를 닮아 활달한 성격으로 늘 호기심을 숨기지 않았던 메리는 당시 식민지였던 인도와 다른 곳을 여행을 하기도 했었고 신부 수업을 위해 프랑스로 보내졌지만 그곳에서 남동생과 함께 경마를 보러 가기도 했었다. 이런 딸의 모습을 보고 포기했던  부모님 그러나 어릴 적 골동품을 수집한 아버지로 인해 호박 목걸이를 알게 되었고 이를 소중하게 간직하게 되었다. 훗날, 배우로 활동을 하면서 가지고 다니게 되었으며 일본에서 배우자인 테일러를 만나게 되었다. 

 

이미 한국에서 금광산업으로 터를 잡고 있었던 테일러는 일본에서 본 메리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신혼여행으로 한국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호박에 대한 관심이 컸던 메리는 테일러가 말한 '호박'에 대해 한국에 끌리게 되었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 키스의 책과는 다르게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책이다. 기쁨의 궁전이라는 의미인 딜쿠샤 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집을 지었고 외국인 선교사들, 대사관 직원들 등 당시 한국에 거주했던 외국인드로가 교류하면서 지내게 된다. 당시 일본 강제 합병으로 조선에 들어와 있었고 이들이 해 놓은 시설들로 외국인들은 편리하게 생활을 할 수 있었다지만 한국인들은 전혀 그렇지 못했던 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진실이다. 

 

키스가 한국인 입장에서 독립운동을 지지하고 일본인들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했듯이 메리의 남편 테일러와 시동생 빌은 독립문서를 숨겨 외국으로 보낼 수 있게 해주었다. 광산산업으로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테일러와 메리 한국에 1917년에 들어와 1942년 까지 살다 일본에 의해 강제로 출국을 하기까지 한국에서 살았던 삶은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은행나무가 있던 곳에 집을 지었고 당시 부부가 살던 집에 이들을 도와주던 김 주사, 김 보이, 공 서방 등 여러 사람들이 지냈다. 한국의 문화와 관습은 김 주사에게 익히 들었는데 아쉽게도 김 주사 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 궁에서 직무를 맡았던 김 주사...테일러 부부가 강제 출국 후 일본군에 의해 고문을 당하고 거의 죽기 직전에 풀려났지만 결국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읽으면서 정말 궁금했던 인물이었는데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강제 출국되기까지 금강산 여행과 친언니와 함께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여행을 감행한 메리. 때론, 남편 브루스가 이질에 걸려 한국을 떠나야 했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한국을 그리워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은 한국 사람들이 무조건 좋다는 그런 내용을 쓰지 않았다.앞서 적었듯이 객관적으로 작성을 했기에 한국인의 입장에서 외국인이 이 땅에 살아가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외국인이라고 해서 그저 편안하게 살았던 것도 아니다 미국이 분명 도와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할 때 테일러 부부와 지인들은 위험한 순간을 겪기도 했으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인들의 감시를 피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 땅을 밟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혼자서 와야했다. 한국에 가기를 원했던 남편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그 유해를 가지고 한국에 올 기회를 만들었고 이것이 마지막 방문이 되었다. 어릴 적 우연히 보게 된 '호박 목걸이'로 인해 가족의 추억을 간직하고, 배우자를 만나 한국에 머물었던 메리 린리 테일러. 그녀가 남긴 기록은 한 사람의 기억일지 모르나 한국의 한 부분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읽는 동안 조선의 독립을 꿈꾸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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