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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고전

서평: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5. 2.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 장보델 외 / 지만지 

 

'웃음을 주는 짧은 이야기' 를 뜻하는 파블리오. 이를 음유시인들이 불렀고 그나마 기록으로 남겨졌고 그 외에는 사라졌다. 문명이 발달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문맹이 사라지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뭐 , 하여튼 오늘 프랑스 중세에 알려진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소설이 아닌 단편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부분 등장인물은 성직자 신분을 둔 이들인데 음, 거의 나쁜 일을 일삼는 이들로 등장한다. 첫 번째 내용부터 신부임에도 눈 먼 세 사람을 속이고, 또는 가정이 있는 유부녀에게 사랑을 고백을 하거나 아님 강제로 취하는 등 정말 성직자로서 해야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서슴치 않게 한다. 

 

또한 이야기의 결말은 권선징악도 아니며 어떤 일을 겪었을 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 같은 것과 확실한 결말은 독자에게 던진다. 읽고나면 이게 무슨 내용인가 초반에는 와닿지가 않는데 이건 시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점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왜? 라는 단어를 덜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다. 대부분 성직자의 부정적 행동인데 저자는 당시 부유하고 땅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이미지를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단지 부유했기에 그랬을까? 한편으론 이런 힘을 등에 지고 평민들을 괴롭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그렇다고 모든 내용이 성직자를 나쁘게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저 등장만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내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여성이 등장하는데 성직자의 유혹을 남편과 함께 계획을 세워 모면하는 부인이 있기도 하고 반면, 남편이 저녁 준비로 꿩을 잡았지만 남편과 초대 손님이 오기 전에 먹어버려서 남편을 속이는 이야기. 또 부인이 바람이 피우는데 남편을 속여 죽인다(?)는 내용도 있다. 각 내용이 끝날 때마다 작자와 내용을 다시 한번 소개하는데 결말이 어찌되었든 파블리오를 통해 그런 실수를 하지 말도록 권고한다.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헛갈리기도 하는데 사람이 살면서 겪지 말아야 하는 일들은 피해갈 수 있다면 피해가는 것이 좋은데 바로 파블리오는 이런 점을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직자 외에 도둑질을 하다 새롭게 살기 시작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 당나귀를 몰고 가다 향수를 맡고 쓰러진 농부의 이야기,왕에게 죽은 친구의 재산을 가져다 주려다 봉변을 당한 사람, 아름다운 아내를 얻었지만 불안해서 아내를 때리면 아무도 아내를 보러 오지 않겠다고 한 무지한 남편의 이야기 등은 만약 현대적으로 풀어썼다면 다른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현대가 아니라 중세 시대에 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흥미롭다, 재미있다가 아닌 그 당시 사회 분위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