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리뷰/장르

서평: 구부러진 계단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7. 18.

[구부러진 계단 / 딘 쿤츠 / 북로드]

 

-제인 호크 시리즈-

 


딘 쿤츠의 작품을 읽었나? 아니 장르소설을 선호하지만 음 추리나 스릴러 외엔 공포와 관련된 소설은 거의 접하지 않았다. 저자의 이름은 사실 작품보다 너무 익히 들었었기에 그저 그 이름만으로 무조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 표지를 보면서 얼핏 보면 눈동자 같은데 자세히 보면 구부러진 계단을 윗면에서 보여준 이미지다. 순간, 두려움과 뭔가 비이성적인 느낌이 전달되었다. 대부분, 표지는 그 책의 반절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건 소설이 어떤 분위기를 어느 정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구부러진 계단]을 읽기 전부터 두려움이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제인 호크 시리즈로 첫 번째가 아닌 세 번째 책이지만 중간마다 제인의 과거 이야기를 해줘서 무난하게 읽을 수가 있다. 

 

소설은 먼저 한 여인을 보여주는데 그녀는 과거 부유층까지 올라갔던 인물이나 남편을 만나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이 상황에는 세라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공포와 두려움이 있었다. 남편 사이먼은 낯선 남자들을 동반해 세라를 협박하여 모든 재산을 빼앗은 다음 이혼을 했다. 이젠 두려움으로 살아가는 세라에게 제인이 앞에 나타났다. 다음으론 쌍둥이 남매작가인 타누자와 산자이를 보여준다. 이웃이었던 남자가 어느 날 밤, 자신의 집으로 잠입을 했고, 그곳에서 가까스로 탈출하는 남매와 제인이 세라와의 만남을 교차로 보여준다. 더 숨 막힌 것은 남매가 도망을 치지만 두 사람을 잡기 위해 쫓아오는 사람들은 이들의 행적을 어떻게 서든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서서히, 제인이 왜 세라에게 접근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지면서 타누자와 산자이가 부디 생존하기를 바라고, 동시에 남매가 제인과 만날 수 있는 희망을 걸어보기도 했지만 두 인물은 탈출의 성공보다는 제인이 뒤쫓는 조직이 어떻게 사람들을 해치고 움직이는지를 100% 보여주기 위한 희생자였다. 

 

세라는 과거 유능한 FBI 요원이었지만 현재는 수배자가 되었으며, 자살한 남편 닉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홀로 조직과 싸우고 있다. 심지어, 어린 아들마저 협박을 받았기에 과거 동료에게 맡겨 둔 상태였다. 제인과 쌍둥이 남매 그리고 이들을 뒤쫓는 조직원들과 중반을 넘어 아들 트래비스를 보호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소설은 더욱더 긴장을 심어준다. 더욱더 불안하게 만든 것은 쌍둥이 남매가 결국 죽었듯이 트래비스를 보호하던 부부 역시 죽었다는 점이다. 점점 희망이 없어지는 느낌이랄까? 아슬하게 성공했다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 아 정말 읽으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그렇다 보니 제인의 상황이 더욱더 불안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제인이 쫓는 조직은 무엇인가? 정부 고위 관직들도 연루되어있는 조직으로 나노머신 통제 메커니즘을 일반인들에게 주입시켜 노예로 만들어 살상과 테러를 목적으로 하는 테크로 아르카디언들이다. 여기에 쌍둥이 남매가 바로 희생이 되면서 어떻게 실행이 되는지 보여주었던 거다. 

 

제인은 바로 이 조직을 파괴하고 세상에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죽은 남편 닉과 아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누가 믿어줄까? 가까스로 진실을 알게 된  몇 명만이 도움을 주고 있을 뿐이었다. 인간의 뇌를 조종하려는 조직을 파괴할 수 유일한 방법은 사이먼의 형 핸드릭슨의 존재다. 그리고, 납치 성공 후 그와 함께 이 조직을 만든 핵심부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만난 진실은 희망이 아닌 또 다른 절망과 공포뿐이었다. 그러나, 제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서든 살아야 했고 이 일을 끝내야 했다. [구부러진 계단]은 이야기의 마지막 종점이 아니기에 다음 시리즈를 기다려야 한다. 

 

소수가 다수를 조종하는 사회 상상만으로 끔찍하다. 범죄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 사회가 난무한다면 그곳이 정말 인간이 살 수 있을까? 물론, 범죄자들을 통제한다면 내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인간이 발전시킨 과학은 그 순간엔 이익이 되는 거 같았지만 결국 탐욕으로 오히려 혼란스러운 사회를 만들 뿐이다. 디스토피아 소설을 보면 결국 인간의 욕심 때문에 황폐해지는 것이 아닌가. [구부러진 계단]은 이런 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장르처럼 주인공이 활약해서 적을 싹~쓸어버리는 장면은 없고 반대로 이들에 의해 좁혀져 희생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등장하니 불편한 감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다음 편에서는 제인 호크 시리즈가 막을 내릴지 아님 계속 이어질지 모르나 더 이상 혼자가 아닌 다른 동료들과 같이 적과 대응했으면 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