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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면식범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11. 17.

도 서 : 면식범

 

저 자: 노효두

 

출판사: 고즈넉이엔티

 

"누구나 자신만의 죄를 가지고 있다. 간혹 떠오르는 가벼운 죄부터 짐처럼 무거운 죄까지,

모두가 마음속에 담긴 죄를 견디며 살아간다. 하지만 살인은 그것들과 차원이 다른 죄악이다.

경수는 누구보다 살인이란 죄를 잘 알고 있었다."

-본문 중-

 

누군가 자신의 얼굴을 한 채로 위험한 일을 한다면?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찾고 싶다]의 저자의 두 번째 작품으로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도경수 그는 현재 범죄 심리분석관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6년 전 지체 장애를 가진 아들이 살인 사건에 연류가 되면서 그동안 평온한 가족은 깨졌다. 당시, 그 살인이 일어났던 장소엔 누구도 없었기에 아내와 함께 흔적을 지웠다. 그러나 하필, 피해자는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 거주하던 한 부분의 딸이었다. 처음 소설은 경수가 사고를 겪고 납치와 감금으로 이어진다. 이어, 경수를 납치한 인물이 누구인지 드러나면서 이번엔 경수의 아내인 한나에게 접근하고 다음으로는 경수의 딸인 지원과 마지막으로 지웅에게 다가간다. 

 

소설은 경수를 납치한 사람의 존재를 감추기 보단 초반부터 정체를 드러냈다. 그 사람은 바로 지웅이 죽였다던 피해자 딸의 아버지인 나석준이다. 성형외과 의사로 가벼운 마음으로 한 의료 과실 사고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가 오히려 역으로 당해 결국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그렇게 다시 살아가던 이들에게 딸이 시체로 발견 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딸을 죽인 범인은 전과가 있던 남자로 지목이 되어 사건은 결론이 내렸는데 용의자는 끝까지 이 사건은 아니라고 주장을 했었다. 그냥 자식을 마음에 묻고 살아야 했을까? 모르겠다. 나석준은 딸을 죽였다던 지원학을 만나게 되고 그 후 범인이 따로 있음을 직감하면서 방향은 지원학이 자신을 지목한 도경수를 언급하면서 서서히 석준은 경수를 향한 복수가 시작되었다.  

 

 

소설은 석준이 경수의 얼굴로 성형 수술을 하고 경수의 가족들을 대면하면서 그 날의(딸이 죽던 날)진실을 찾고 싶어했다. 그날, 딸이 죽었던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말이다. 그 진실은 오로지 경수의 아들 지웅만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웅은 지체 장애로 당시 기억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모른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소설은 과거의 범인을 잡는 것만 보여주지 않는다. 지체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로서 또한 폭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자녀를 살인자로 생각해 버린 부모를 향한 시선도 보여준다. 석준이 경수에게 지웅의 기억을 더 끄집어 내지 못한 것에 질타 했을 때 경수는 자신의 실수가 아닌 잘못이 무엇인지 알았다. 바로 '믿음' 이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나 역시 진실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실수 이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어떤 행동이 옳다고 할 수 없으나 그래도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를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경수는 그러지 못했기에 비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회파까지는 아니지만 [면식범]은 여러 각도로 생각할 것을 주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속이 후련 한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사건이 깔끔하게 해결 된 것도 아닌데 저자가 내린 소설의 결론에 자연스럽게 수긍이 되었다. 아마 이 방법이 최선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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