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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현대

서평: 캑터스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21. 11. 22.

도 서 : 캑터스 

 

저 자: 사라 헤이우드

 

출판사: 시월이월

 

"몇 년간 쌓여 있던 물건을 분류하고 무엇을 간직하고 또 무엇을 버릴지

결정한다는 게 어려울 것 같네요. 과거의 한 부분에 선을 긋는 것 같죠."

 

"난 약점이 없어여"

"누구나 있어요. 수잔도 그냥 자신을 숨기는 거예요. 어쩌면 자신 스스로에게도 숨길 수도 있어요.

가끔은 그냥 내려놓아요. 어쩌면 그 결과에 기분 좋은 놀라움을 경험할지도 몰라요."

 

-본문 중-

 

선인장은 가시 때문에 다른 식물보다 눈길이 덜 가게 된다. 그 가시에 실수로 찌르면 어떡할까? 다가가고 싶지만 굳이 다가갈 필요가 있나? 그냥 죽지 않고 잘 자라면 좋다 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리고 오늘 읽은 [THE CACTUS]은 선인장을 말한다. 제목을 보고 소설의 흐름이 그렇지 않나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주인공 수잔의 이미지와 맞게 타인과의 관계는 멀리하고 절대 피해를 주지 않는 그런 여성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천성적인 것이 아니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적 태도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야 한다. 45살 싱글인 수잔은 늘 같은 습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보낸다. 여기서 타인과의 공유는 거의 하지 않고 심지어 연애 역시 계약서를 작성해서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게 즉,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끝날 수 있도록 했다. 첫 장부터 그녀의 성향은 외부와의 차단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사이가 좋지 않는 남동생 에드워드의 전화 한통...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으로 수잔의 일상이 서서히 깨지기 시작한다. 친모의 죽음과 같이 유언장을 듣게 되는데 현재 엄마가 살았던 집과 모든 것을 남매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인데, 수잔은 여기서 왜 남동생과 공동으로 해야했는지..질병으로 돌아가셨으니 분명 동생이 유언장을 강요로 작성 했을 거라는 생각에 공동분배에 대해 소송을 걸기 시작한다. 

 

수잔은 엄마가 절대 그렇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소송을 준비하면서 동생을 만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에드워드 역시 수잔을 좋아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수잔은 임신을 한 상태다. 오랫동안 만나오던 리처드의 아기인데 임신을 한 순간 그에게 이별을 통보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들의 만남에 더 이상의 발전은 없어야 한다는 점. 결혼과 연인 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가득한 수잔에게 아기로 인해 리처드와 함께 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의 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동생의 친구인 롭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수잔은 인생의 변화를 감지한다. 

 

소설은 현재 상황과 왜 수잔이 이렇게 변하게 되었는지 그녀의 기억을 통해서 보여준다.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 남동생을 자신보다 더 챙겨주었던 엄마의 모습이 등장한다. 만약 동생이 어릴 적 부터 살갑게 챙기거나 보냈다면 이렇게 까지 되지 않았을 테고 수잔 역시 그랬다면 달랐을 텐데..두 사람다 어린 나이였고 특히, 남동생이지 얼마나 짓궂었을까..돌봄을 받아야 하는 나이에 돌봐줘야 하는 입장이 된 수잔은 그렇게 성장했고, 이제 동생과 유언장을 두고 싸움을 하게 되었다. 만약, 어머니의 죽음이 없었다면 아니 유언장이 없었다면 그녀는 지금과 같은 성향으로 살았을 테다. 그러나 아주 조금한 균열이 생기면서 수잔이 삶에 큰 균열이 생기고 더 나아가 자신의 출생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로맨스도 있다면 있을 수도 있는데 음, 이것 보단 수잔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 주위 사람들을 통해 달라지는 모습에 더 집중이 되었다. 너무 철저한 모습에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하지만, 웅크리고 있기 보단 손을 하늘로 올렸을 때 보이지 않던 게 보이게 된다는 것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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