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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장르

[서평] 귀동냥

by 책을 담는 모리아 2013. 9. 29.

 


귀동냥

저자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출판사
레드박스 | 2013-09-1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모든 것이 다 트릭이다! 한 문장도 놓치지 마라!” 일본 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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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하면 이제는 예전과 다른 잔잔함을 주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장르소설이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사람의 마음을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감정들을 끄집어내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연민과 증오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것이 때론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고전이나 문학작품 들중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손이 쉽게 갈 수 없는 것이기에 오히려 이 분야에서 느꼈는지도 모른다.

 

더불어, 추리하면 영미와 일본을 빼놓을 수 없는데 최근엔 북유럽 소설이 번역이 되면서 다른 느낌 그리고 긴장감을 맛볼수 있기에 더더욱 다양한 소재가 분출이 되고있다. 그리고, 오늘 만난 <귀동냥> 당연 페이지가 엄청날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로 얇고 소설 또한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추리소설은 단편으로 출간되는 것이 버겁지 않을까. 왜냐하면 장편이야 배경과 개연성을 풀어놓을 수 있으나 짧은 글은 그 문장안에 서론, 본론, 결론을 다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오이 우에타카의 <4페이지 미스터리>를 읽으면서 그동안 장편만을 만났던 추리소설이 이렇게도 흥미롭게 읽을 수가 있구나 했는데 <귀동냥>은 기타모리 고<꽃 아래 봄에 죽기를>처럼 서정적이지는 않아도 잔잔함을 같이 포함하고 있다. 격정적인 추격신은 없는 대신에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연관이 없는 단편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마지막에 가서야 훈훈함을 주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인 '경로 이탈'은 구조대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자와 그의 미래 장인이 될 상사와 함께 한 남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환자를 급하게 병원으로 후송해야하지만 모든 병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마지막으로 받아준다는 그곳으로 가지만 상사의 의아스러운 행동으로 독자들 역시 왜그러지? 라는 의문이 들 것이고 한편으로는 '복수심'이 아닐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완전 반전을 주어버려 이런거였어? 라고 한마디를 꼭 내뱉게 만들었다. 이어, 두번째 책 제목의 '귀동냥'은 여형사와 그녀의 딸의 이야기가 나온다. 흐름 역시 설마라는 의심이 들지만 마지막 역시 예상치 못하는 반전을 던져주고 있다. 작은 소소한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되어있는데 오히려 이런 요소가 읽는 동안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각 단편마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으로 그들의 입지가 주인공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여기에, 마지막 단편인 '고민 상자'는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생각을 대신 표현해주고 있다. 왜 '고민상자'인가 쉽게 버리지 못한 물건들 자리만 차지 하고 있는데 이것들을 '고민상자'에 넣어 몇일을 두고 보고 나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 버려지기 때문이다. 단, 이야기는 이처럼 무엇인가를 쉽게 버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술을 먹고 실수로 아이를 죽게 했던 한 남자. 죄값을 치렀지만 생이 다하는 날까지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운데 버리지 못하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버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도 역시 말이다. '갱생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여성과 그녀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남자. 딱히, 로맨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삶을 책임감을 가지고 인도해야한다는 사실이 버겁기만 하다. 사물이 아니기에 내 뜻대로 되지 않기에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

 

포기하고 싶기도 했던 이 일을 다시한번 그녀는 그 남자에 의해 받아들이려 한다. 더불어, 이 보호 시설을 거친 사람들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간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물론, 100% 이들의 입장에서 대변자로 서 있을 수는 없지만 문득 본인이 피해자의 입장이었다면 어떠할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딱 여기까지의 감정만 이입이 된다는 점. 대부분 추리소설은 피해자의 입장을 세세하게 나열을 하기도 하기에 때론 더 복잡한 마음이 드는데 비해 선을 그어버렸기에 '생각'그 자체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저자는 어떻게 이러한 소재를 발견했을까 궁금했는데 단순히, '그렇구나'라는 아주 기본적인 인간의 심리로 인해 쓰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분노와 슬픔 보다는 지(知)와 도리에 더욱 끌린다는 말에 다음 작가의 작품은 어떠한 소재로 만날지 기대가 된다.